[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 에릭슨이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이 트래픽 급증을 야기하고 있다며 통신 인프라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릭슨은 16일 서울 HSBC빌딩에서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 기자간담회에서 트래픽 구조를 변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생성형 AI의 확산을 들었습니다. 보고서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콘텐츠, XR 기기 사용 확대 등으로 업링크(데이터 송신) 트래픽의 비중이 증가세를 보였다고 짚었는데요. 전체 모바일 네트워크 트래픽이 다운링크 90%, 업링크 10%로 다운링크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생성형 AI 관련 트래픽이 다운링크 74%, 업링크 26%의 비중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박병성 에릭슨 코리아 파트너스 테크니컬디렉터가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를 이어가고 있따(사진=뉴스토마토)
박병성 에릭슨 코리아 파트너스 테크니컬디렉터는 이날 "지난해 기준 전체 모바일 트래픽의 약 35%가 5G 기반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2030년까지 약 80%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 스마트 글라스 등 AI 스마트 디바이스 사용 비중이 늘어나면서 업링크의 비중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로 5G 단독모드(SA)를 꼽았습니다. 5G SA는 국내 통신사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비단독모드(NSA)와 달리 데이터 송수신과 인증·제어신호 처리가 5G망에서 작동합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5G SA 환경에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의 활용이 가능해지는데요. 네트워크 슬라이싱 하나의 물리적 네트워크를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서비스별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돕는 5G 핵심기술입니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시벨 톰바즈 에릭슨 코리아 파트너스 CEO(사진=뉴스토마토)
시벨 톰바즈 에릭슨 코리아 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는 "AI 에이전트, 클라우드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향후 가져올 잠재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5G의 특징인 초고속·저지연성 기능이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5G SA가 단순한 트래픽 전달 인프라를 넘어 서비스 중심의 수익 모델 전환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다만 국내 통신사들의 5G SA 도입은 더딘 상황입니다. 사벨 CEO는 "한국은 전 세계 어떤 국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네트워크 환경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3G, 4G용 주파수를 할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5G SA 도입 확대는 늦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5G가 가진 이점을 구현해야 그 다음 단계인 6G 구축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테크니컬디렉터도 "국내 주파수 사업은 가입자 보호 측면에서 정부 정책에 따라 움직이다보니 다소 더딘 감은 있다"라며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나 다소 유연해질 필요는 있겠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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