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박’까지…새 역사 쓰는 현대로템
과거 실적 부진에 그룹 ‘아픈 손가락’
구조조정 속도 내 재무 건전성 개선
KTX 첫 수출에 K2 수출 ‘잭팟’ 터져
1분기 수주잔고 25조…연 매출 5배
2025-07-17 15:43:17 2025-07-17 16:10:19
[뉴스토마토 배덕훈·이명신 기자] 과거 실적 부진과 부채 증가 등 악화 일로를 걸었던 현대로템이 철도·방산 분야에서 새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수년 전만 해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겪으며 매각설에 휩싸였지만, 주력 사업인 철도사업의 회복과 방산 수출 ‘잭팟’이 터지면서 재무건전성과 수주 실적을 모두 잡았습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추가 수출과 함께 고속철(KTX) 추가 수출 등 수주 낭보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입니다. 
 
현대로템의 방산 부문 주력 무기체계 K2 전차.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의 사업 구조는 레일솔루션(철도), 디펜스솔루션(방산), 에코플렌트(친환경 인프라)로 나뉩니다. 철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으로 1999년 현대정공, 한진중공업, 대우중공업 등 3사가 합병해 탄생한 현대로템(당시 한국철도차량)은 2001년 현대차그룹에 편입됐습니다. 이듬해 ‘로템(ROTEM)’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2007년 오늘날의 현대로템으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사업은 순조로웠지만, 철도 시장에서 저가 수주 경쟁이 심화되고 방산 부문 수익성 악화가 겹치면서 경영 위기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2016년 현대로템의 매출은 2조9848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 3조원 선이 무너졌고, 2018년 영업손실 1962억원, 2019년 영업손실 2799억원을 기록하는 등 손해가 막심했습니다. 
 
이에 현대로템은 2020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강도 높은 조정에 들어갔습니다. 임원 수를 20% 축소하고, 현대모비스에 의왕연구소 내 토지·건물 등을 878억원에 매각했습니다. 당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급여 총액을 64억원에서 35억원으로 45.3% 줄이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산은 한화에게, 철도는 독일 지멘스에게 매각한다는 설이 도는 등 현대차그룹의 ‘아픈 손가락’ 취급을 받았습니다. 
 
현대로템의 동력분산식 고속철 ‘KTX-이음 2세대’. (사진=현대로템).
 
하지만 구조조정이 효과를 보면서 현대로템의 부채 비율과 차입금 비중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현대로템의 차입금 의존도는 36%로 위험한 수준이었지만, 2020년에는 이를 28%까지 낮추기도 했습니다. 기업이 보유한 총 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차입 의존도는 통상 30% 이하면 포트폴리오가 우수하다고 평가됩니다. 현대로템은 차입금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줄여 올해 1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가 4.9%로 나타났습니다. 부채 비율 역시 2019년 363%에서 올해 1분기 144.2%로 감소했습니다.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 배경에는 방산 분야의 호조도 있었습니다. 지난 2022년 폴란드 정부와 K2 전차 1000대를 공급하는 기본 협정을 맺고, 4조5000억원 규모 1차 계약(180대)을 체결하면서, 방산 부문에서 ‘잭팟’이 터진 겁니다. 최근에는 폴란드와 약 9조원 규모의 K2 전차 2차 계약 협상을 완료하면서, 방산 부문이 회사의 실적을 이끌게 됐습니다. 올해 1분기 방산 부문 매출은 65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07%나 증가했습니다. 
 
아울러 현대로템은 기존 주력 사업인 철도 분야에서 고속철 추가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 국산 KTX 첫 수출의 쾌거를 달성한 만큼, 추가 수주를 늘리겠다는 방침입니다. 김정훈 현대로템 레일솔루션사업본부장은 지난달 24일 ‘현대로템 KTX-이음 2세대 시승회’에서 “중동 UAE와 동유럽 국가에서 추가 기회가 예상된다”며 “모로코의 고속철 확장 계획에서도 진입하기 위해 발주처와 논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배덕훈·이명신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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