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대박 vs 쪽박’ 갈림길 앞 우선주 투자
‘배당 증액·공개매수·보통주 전환’ 선택지 다양
한화우 상장폐지에 실망…그래도 이익 컸다
2025-07-19 06:00:00 2025-07-19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밸류업 정책과 상법 개정 등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주환원의 실효성이 높아진 덕분에 우선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보통주보다 많은 배당금을 받는다는 사실 외에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우선주를 처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기업들이 나올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결과가 우선주 보유자들에게 대박이 된 경우도 있으나 정반대로 쪽박으로 귀결된 사례도 생겨 투자자들의 종목 선별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사진=한화)
 
한화우 공개매수가 반발에도 차익 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 1우선주 상장폐지를 두고 발생한 회사와 소액주주 측의 갈등이 일단 한 고비를 넘었습니다. 한화 측이 15일 주식시장에서 상폐된 한화 1우선주를 장외에서 추가 공개매수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7월 한화가 1우선주를 공개매수해 전량 소각하고 자진상폐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데서 출발했습니다. 공개매수 대상 주식은 유통물량 전부였고 실제로 8월부터 9월5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해 25만여주를 매입, 예고한대로 전량 소각했습니다. 
 
공개매수가는 주당 4만500원, 당시 한화우 주가는 3만원대였기에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이 많았지만 끝까지 19만9033주가 응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주식이 1년 연속으로 20만주 미만일 경우 상폐 요건에 해당한다고 규정합니다. 결국 공개매수부터 1년이 지나 상폐를 위한 정리매매 절차를 밟은 것입니다. 남은 우선주 보유자들은 967주만 더 있었다면 20만주를 채워 상장이 유지됐을 거란 이유로 ‘고의적 상폐’를 주장하며 회사를 압박했고 결국 사측이 추가 공개매수를 약속한 것입니다. 
 
양측이 갈등을 빚었지만 사실 우선주 보유자들이 손해 본 것은 없습니다. 1년 전이든 지금이든 당시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넘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통주 주가가 올해 들어 강하게 상승해 보통주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회사 정관상 불가능한 일인 데다 올해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요구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주주환원 기조에 우선주 활용 부각
 
자산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공개매수가에 대한 아쉬움이 있으나, 과도한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우선주 투자가 빛을 볼 기회는 계속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지난봄엔 삼양홀딩스가 우선주를 1 대 1의 비율로 보통주로 전환하기로 의결했습니다. 덕분에 당시 5만원대 초반이던 주가는 보통주와 키 맞추기를 하며 급등했고 이후로도 삼양홀딩스 주가를 따라 9만원대에 안착한 상황입니다. 보통주로 전환 청구기간이 이달 말로 끝나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 보통주 주가를 따라가다 절차를 밟아 보통주로 변신할 예정입니다. 
 
삼양홀딩스는 주식 거래량이 너무 적어 상폐 위기에 몰렸던 경우인데요. 경영진이 보통주 전환을 의결,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것은 물론 주가 상승까지 누린 경우입니다. 이 결정이 없었다면 한화처럼 상폐 전에 적당한 가격에 공개매수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처럼 우선주들은 평상시 거래 부족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할 만큼 외면받았으나 이제는 조금씩 다른 이벤트로 하나둘씩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에 우선주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투자자들이 우선주에 꽂힌 배경엔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있습니다. 밸류업 정책에서 시작된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가 상법 개정으로 더욱 커졌는데, 여기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가 더해져 그 혜택을 우선주들이 더 크게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된 것입니다. 
 
상법 개정으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 경영진도 이전보다는 주주환원을 키울 수밖에 없을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논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 내용대로 배당성향 35% 이상 기업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줄 경우 배당성향이 이를 초과하거나 35%에 조금 미달하는 기업들의 경우 배당을 증액할 유인이 커집니다. 그중에서도 배당금을 재원으로 상속·증여세를 마련해야 하는 지주회사 대주주의 경우 필요성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지주사 우선주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된 것입니다. 지주사 우선주 중엔 보통주보다 시가총액이 매우 작거나 주가 괴리율이 큰 종목들이 있는데요. 대주주가 이런 우선주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배당을 키우거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시키거나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진행해 상폐시키는 등 다양한 방안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투자 성패, 경영진에 달려…ETF 투자 무난
 
문제는 보통주와 다르게 우선주는 해당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주요주주가 누구인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인데요. 사업보고서나 분기보고서 주주에 관한 사항엔 우선주 보유 현황이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별도로 최대주주 등의 소유주식 변동 신고서 등이 공시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소유한 보통주와 종류주(우선주)가 함께 명기되므로 여기에서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주의 배당 증액을 기대하는 것은 주주환원 강화와 관련이 있지만, 우선주 공개매수나 보통주 전환 등은 전적으로 해당 기업 경영진의 판단과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그런 판단은 각 기업이 처한 환경과 대주주들의 보유주식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삼양홀딩스 우선주와 같은 보통주 전환을 기대하거나, 한화처럼 현재가보다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진행할 만한 후보를 찾는 것은 개인의 분석과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누울 곳을 찾아 다리를 뻗고 기다려야 합니다. 
 
진입 난이도가 높아 어렵다면 전체적으로 우선주들의 몸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우선주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는 대안이 있습니다. 현재 우선주 투자 ETF는 TIGER 우선주가 유일합니다. 이 ETF는 삼성전자우부터 S-OiL우까지 18개 종목을 편입해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초순 9000원대 중반까지 하락했다가 현재 1만5000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사이 거래량이 증가한 것이 두드러집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