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경동나비엔, 2년째 영업현금 감소세…차입금 늘려 투자 '지속'
지난해 영업활동현금 전년비 4분의 1…올 상반기도 14% 줄어
유형자산 등 투자 늘어 단기차입금 1년 반 만에 185.7% 급증
올 상반기 달러 당 환율 하락에 외화거래손실로 순이익 하락
2025-09-18 06:00:00 2025-09-1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6일 15: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경동나비엔(009450)이 2년째 영업활동현금흐름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형자산 취득 등 투자활동현금흐름 유출 규모가 커지면서 영업활동현금으로 이를 감당하지 못해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80%대를 유지하던 부채비율이 90%대를 넘어서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북미 시장 보일러 수요 호조에 힘입어 매출은 증가했지만, 달러 당 원화 환율 하락으로 외화거래손실이 늘면서 당기순이익은 줄어든 것도 숙제다.
 
나비엔 미국 법인 (사진=경동나비엔)
 
영업활동현금 악화에 FCF 적자…차입금 확대 기조로 '전환'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0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56억원보다 13.70% 감소했다. 특히 지난 2023년 1974억원까지 불어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 525억원으로 4분의 1 가까이 줄어들면서 2년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급감하고 있다.
 
반면 올해 상반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813억원 유출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669억원 유출)보다 8.12% 늘었다. 이는 유형자산 취득(CAPEX)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형자산 취득으로 747억원이 유출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 취득을 차감한 잉여현금흐름(FCF)은 44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FCF는 벌어들인 돈에서 재투자 후 순수하게 기업에 남은 금액을 말한다.
 
여기에 지난해에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144억원 유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65억원 유출을 기록한 2023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유형자산 취득은 2023년 588억원에서 지난해 943억원으로 60.59% 증가했다. 이에 FCF는 2023년 1386억원에서 지난해 -418억원으로 이미 적자 전환했다.
 
FCF 적자를 기록하면서 외부 자금으로 인한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늘었다. 올해 상반기 재무활동현금흐름은 646억원 유입을 기록해 전년 동기(267억원 유입)보다 58.67% 늘었다. 특히 경동나비엔은 올해 상반기 단기차입금으로 792억원을 빌렸고, 단기차입금 상환은 0원을 기록했다. 순수 단기차입금 유입 규모가 792억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지난해 재무활동현금흐름도 757억원을 기록하면서 2023년 -1136억원 대비 유입으로 전환했다. 단기차입금 순유입 금액이 93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재무활동현금흐름 유입을 이끌었다. 특히 577억원의 순단기차입금과 402억원의 순장기차입금을 상환했던 2023년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즉, 2023년까지는 차입금을 갚는 구조였다면 지난해부터 차입금을 늘리는 구조로 전환했다는 뜻이다.
 
실제 재무상태표에서 2023년 말 944억원에 머물렀던 단기차입금이 2024년 말 1966억원까지 2.08배 급증했었고, 올해 상반기 2697억원까지 폭등했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 규모는 7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23년 81.42%를 기록한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95.40%까지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여전히 90%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경동나비엔은 당분간 CAPEX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동나비엔은 서탄공장 제조시절 신규 시설투자 자금으로 1383억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4월 공시했다. 서탄공장 부품동·사출동 건립공사와 열교환기동 증축공사를 하기 위함이다. 투자기간은 지난해 7월19일부터 오는 2026년 2월18일까지로 정해졌다.
 
 
 
재무활동현금흐름 개선은 외부 자금 덕·차입금 부담 '확대'
 
실제 이로 인해 자금 조달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차입금 부담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외부 자금 유입으로 차입금의존도는 높아졌다. 아울러 미국향 매출은 오히려 외화거래손실로 이어졌다.
 
차입금은 2023년까지만 해도 1000억원대 머물렀지만 1년 반 만에 2배 이상 확대됐다. 총차입금은 2023년 1013억원에서 지난해 2039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2763억원으로 지난해 말(2039억원)에 비해 35.50% 상승했다. 이에 차입금의존도도 2023년 9.54%에서 지난해 15.01%, 올해 상반기에는 19.54%로 올랐다. 
 
한편, 외부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미국향 매출이 늘어난 것은 오히려 독이 됐다. 경동나비엔 올 상반기 매출은 757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308억원 대비 20.08% 증가했다. 이 중 보일러 수요가 증가하면서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지역 매출은 올해 상반기 774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609억원)보다 증가했다. 북미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국내 매출을 뛰어 넘었다. 올 상반기 북미 매출 비중은 62.26%로 국내 매출(2288억원) 비중 30.21%의 두 배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62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06억원으로 46.18%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59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70억원으로 4.75% 줄어들었다. 금융비용이 지난해 상반기 7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04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이 중 외화거래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3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56억원으로 6.5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화거래이익은 212억원에서 188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달러 당 원화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거래일과 결제일 시점 차이의 환율 변동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매출이 증가로 법인세가 증가하면서 다소 줄고 잉여현금흐름도 감소했다"라며 "2023년 대비 지난해 차입금이 늘어난 것은 서탄에 있는 에코허브 확장 공사 중이라서 138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단기 차입금이 증가했기 때문"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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