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장관 "군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 가치는 헌법 수호"
46년만의 문민 국방 장관 탄생…12·3 불법계엄 청산 최우선 과제
2025-07-25 16:40:29 2025-07-25 16:40:29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국방부)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46년 만의 문민 국방부 장관 취임 일성은 "헌법 수호가 군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말이었습니다. 12·3 불법계엄에 대한 청산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안규백 제51대 국방부 장관은 24일 서울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헌법 수호가 대장부터 이등병에 이르기까지 우리 군의 모든 구성원이 지향해야 할 가치"라며 "흔들림 없는 국가관을 바탕으로, 군이 수호해야 할 헌법적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전군이 하나의 가치공동체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민 국방 장관 사명은 '국민의 군대' 재건
 
특히 안 장관은 "12·3 비상계엄은 우리 군의 존재 이유를 무너뜨리고, 국민의 신뢰와 군복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저는 민간인이자 정치인 출신 국방부 장관으로서 관행과 관성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국방의 미래를 그려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안 장관은 "오늘은 대한민국 국방 역사에서 참으로 특별한 날"이라며 "오늘을 기점으로 우리 국방부와 군은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하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데에만 전념하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장관은 "우리 군을 ‘진정한 국방’이 구현된 '국민의 군대'로 재건하겠다"며 "문민 국방부 장관의 사명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다짐했습니다.
 
안 장관은 "우리 군의 주인은 주권자인 '대한국민'"이라며 "군은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운영돼야 하고,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준수한 가운데 외부의 적과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안 장관은 "우리 군이 국가방위와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헌신하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날 때, 국민들께서는 다시금 군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보내주실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장병들이 군복을 자랑스러워하고 당당하게 본연의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처우·복지를 개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25일 열린 제51대 국방부 장관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이와 함께 안 장관은 국방개혁에 대한 의지도 밝혔습니다. "상처받은 우리 군의 자부심을 되찾고, 늦은 만큼 더욱 치밀하게 대내외적 위기에 대응할 국방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게 안 장관의 말입니다.
 
안 장관은 "내실 있는 국방개혁과 AI(인공지능) 첨단방위역량 구축, 정신전력 강화를 통해 국가와 국민을 지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완성해 나가겠다"며 "국방은 나라의 존망이 걸린 중대사인 만큼, 속도보다는 방향에 중점을 둔 실질적 개혁을 통해서 군의 구조와 체질을 근원적으로 개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안 장관은 "어제의 무기로 내일의 전쟁에서 이길 수는 없다"며 "국방 전반에 AI를 비롯한 첨단과학기술을 과감히 접목하고, 효율적인 국방자원 배분과 효율적 국방운영을 정착시켜 우리 군을 복합 안보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첨단강군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동맹과 관련해서는 "우리 안보의 중심축인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글로벌 국방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주변국과의 협력적 관계를 모색해 안정적 역내질서 유지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미·일 안보협력도 심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방산강국 실현 위해 상생 생태계 조성
 
K-방산과 관련해서는 "'방산강국 대한민국' 실현을 위해 민·관·군이 상생하는 방산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며 "국방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유연하고 기민한 국방획득과 연구개발체계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북한과의 대화 의지도 피력했습니다. 안 장관은 "강력한 국방력으로 억제력을 갖추되,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두겠다"며 "진정성 있는 대화와 소통으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안 장관은 "'국가의 제1 덕목은 안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장병의 사기를 높이고, 첨단 전력을 확보하며 우리 군을 최정예 강군으로 건설하겠다"며 "'국민주권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이자, 64년 만의 문민 국방부 장관으로서 국방 가족의 일원이 돼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5일 취임식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이날 취임식에선 김명수 합참의장, 고창준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강신철 한·미 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주일석 해병대사령관 등 국군 주요 지휘관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황기철 전 국가보훈처장, 원인철 전 합참의장, 김구섭 전 한국국방연구원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안 장관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장관 임명안을 재가 한 직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후 취임식에 참석했고, 이어 국방부 주요직위자와 인사를 한 후 합참 전투통제실을 찾아 화상으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했습니다.
 
국방개혁·전작권 환수·주한미군 역할 변경 등 과제 산적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64년 만에 문민 국방부 장관에 취임한 안 장관 앞에는 12·3 불법계엄 이후 흐트러진 군의 기강을 바로 잡고 '국민의 군대'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 외에도 현안이 산적해 있습니다. 당장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불거질 국방비 증액 등 한·미간 군사 현안은 물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주한미군 역할 변경 등 동맹 현안도 풀어가야 하는 과제입니다. 
 
당장 합참의장과 각군 총장을 포함한 군 장군 인사가 시급합니다. 현재 군 수뇌부는 모두 2023년 하반기 장성 인사 때 임명돼 2년 가까이 자리를 지켰기 때문입니다. 12·3 불법계엄에 가담해 직무배제나 보직해임을 당한 지휘관들의 자리를 채우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 계엄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한 국군방첩사령부와 국군정보사령부 등에 대한 개혁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12·3 불법계엄이 육사 출신 고위 장성들이 주도 한 만큼 육·해·공군 합동성 강화와 자군 이기주의 타파를 위한 3군 사관학교 개혁도 추진될 예정입니다. 
 
전작권 환수와 주한미군 역할변경, 국방비 증액 등 한·미동맹과 관련한 현안도 풀어야할 과제입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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