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북한 핵 문제, 한·일 군사협력 등과 관련한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남북 관계와 관련해선 더 이상 나빠지기 어려울 만큼 나빠져 있지만 대화·소통·협력·공조·공동 번영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선 '비핵화'라는 목표는 포기하지 않겠지만 당장은 핵물질 추가 생산과 해외 반출을 막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을 중단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해야 한다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한·일 군수지원협정은 현실적으로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한국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일단 남북 관계는 더 이상 나빠지기 어려울 만큼 나빠져 있다"며 "우리는 대화, 소통, 협력, 공조, 공동 번영의 길을 가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러려면 상대를 존중해야 하는데 (이전 정부는) 정치적 요인에 의해 적대시했고 심지어 전쟁을 유발하려고 했다"며 "북한이 참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부러 계엄의 명분으로 삼으려고 군사 충돌을 유도했다고 하는데, 그것을 견뎌내면서 (북한이) 얼마나 모멸감을 느꼈겠냐"며 "그러니까 담장을 쌓아버렸다. 지금 155마일 (군사)분계선상에 3중 철책, 철근콘크리트 방벽 이런 걸 쌓고 있다. 싹 다 쌓겠다고 한다. 들여다보지도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렇게 되면 피차 손해"라며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대결적으로 가게 되면 경제 상황이 나빠지고, 제일 피해 보는 건 국민들"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그래도 얘기는 하자는 것"이라며 "우리는 끊임없이 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우리 헌법이 정한 바의 길을 가야 한다"며 "평화적인 통일의 지향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 상태에서 통일을 얘기하면 더 관계가 나빠질 수 있으니 일단 평화 공존을 위해 소통하고, 대화하고, 존중하는 걸로 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남북 간에 경계선, 점선이 실선이 되고 실선이 장벽이 되고 그렇기는 하지만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뭍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현실과 이상 중에 한쪽에 매몰되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비핵화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말아야 하지만 지금은 핵물질 추가 생산 중단, 핵물질 해외 반출 안 하기, ICBM 기술 개발 중단, 이것만 단기 목표로 잡고 협상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일종의 '모라토리엄' 협상을 통한 단계적 접근법을 해법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안타깝지만 북한은 지금 이 순간에도 1년에 10개에서 20개 정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 물질을 생산하고 있고 ICBM 기술도 거의 마지막 지점에 이르렀다고 평가된다"며 "그냥 이렇게 계속 현재 현상을 유지하는 건 더 나빠지는 것이고, 지금 상태로 이 상황을 중단시키는 것만 해도 국제사회나 한반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 대통령은 "단기적으로 보면 일단은 더 이상 안 하는 게 모두에게 이익"이라며 "장기적인 목표를 포기하지 말고 단기적으로 일단 중단시켜야 하는데 이걸 가지고 '비핵화를 포기했네'라고 하면 현실을 방치해서 더 나쁜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두고 실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금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 협상을 포기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싱가포르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회담하고 있다. 안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한일 군수지원협정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국방부)
한·일 군사협력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일본 입장에서는 한·미·일 또는 한·일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싶어 하고, 길게 보면 동북아시아 안보 문제는 좀 복합적인 다자 안보 체계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은 매우 대결적으로 일이 진척되고 있어서 좀 조심해야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일 군수지원협정 문제도 내가 보기에 현실적 필요성이 있지만 그것은 현실적 필요성이고, 우리는 국민들이 정서상 이것을 받아들이기가 현재는 어렵다"며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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