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남았다…일본 이어 EU도 '15% 관세 클럽'
EU·일본 천문학적 투자로 '관세율↓'…한국, 데드라인 전날 최종 협상
미 "반도체 관세 2주 내 발표"…자동차 이어 반도체까지 '첩첩산중'
2025-07-28 14:43:49 2025-07-28 15:07:05
[뉴욕=뉴스토마토 김하늬 통신원]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코앞에 두고 미국이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과도 무역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EU는 미국에 총 1조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구매 조건을 내걸고 자동차 등 관세율을 15% 선으로 지켰습니다. 일본과 EU 모두 관세율을 낮추는 대신 천문학적인 액수의 투자와 구매 약속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다음 달 1일(현지시간) 데드라인 전까지 협상을 타결하려는 한국의 부담이 커질 전망입니다. 한국이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이틀로, 극적 타결에 성공할지도 현재로선 미지수인데요. 여기에 미국이 반도체 관세를 향후 2주 이내에 발표한다는 방침까지 내놨습니다. 자동차와 반도체는 한국의 대표적인 대미 수출 품목이라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영국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U, 대미 관세 '25→15%' 낮췄다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에게 미국이 EU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 협정을 타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와 모든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일괄 적용하는 데 합의했다"면서 "사실상 폐쇄돼 있던 유럽 국가들의 시장이 개방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합의는 아마도 무역이든 그 밖이든 모든 분야를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의 합의일 것"이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이번 합의는 불확실한 시기에 양측 시민과 기업 모두에게 확실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미국의 15% 관세가 유럽의 자동차, 의약품,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EU에 보낸 관세 서한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EU산 제품에 30%의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에서 EU에 대한 상호관세를 30%에서 15%로 낮추게 됐습니다. 미국과 EU의 무역협상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EU산 수입품에 15% 상호 관세율을 부과하는 내용으로 합의된 겁니다. 이번 합의에 따라 EU는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어치(약 1038조원)를 구매하고 기존 투자 외에 미국 내에 6000억달러를(약 831조원) 추가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미국 제품에 대한 자국 시장을 무관세로 개방하고 대규모 미군 장비도 구매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근거한 품목관세가 적용되는 자동차에 대해서도 15%의 관세율을 책정한다고 시사했습니다. 이는 기존 자동차 품목관세 27.5%에서 12.5%포인트가량 낮아지는 수준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선 일본과의 무역 합의에서도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율을 25%에서 12.5%로 낮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기존 관세(2.5%)를 합하면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는 15%로 EU와 같은 수준이 됩니다. 다만 관세 50%인 철강과 알루미늄은 관세 인하 대상 품목에서 제외됩니다. 트럼프는 "철강과 알루미늄은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영국 턴베리에서 열린 유렵연합 과의 회담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U·중국에 순위 밀린 '한국'…"반도체 관세 2주 내 발표"
 
미국은 이날 반도체 관세 부과 방침도 내놨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근거한 반도체 관세 조치를 향후 2주 이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EU 합의 발표 현장에서 "우리는 반도체 생산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이라며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재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러트닉 장관이 예고한 반도체 관세 부과의 근거인 무역확장법 제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등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률입니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뿐 아니라 의약품과 구리 등 전략 품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러트닉 장관은 앞서 이달 말까지 관련 조사를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은 EU에 이어 중국과의 협상도 이어갑니다. 미국과 중국은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개최합니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등이 참석하고,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부총리가 직접 나섭니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음 달 12일로 부과 예정인 중국에 대한 고관세 유예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입니다. 
 
반면 한국은 마지막으로 밀렸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마무리되면 실질적인 협상 시간은 오는 30~31일 단 이틀뿐입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의 만남은 데드라인 하루 전날입니다. 대규모 대미 투자 약속을 지렛대로 관세율을 낮춘 일본과 EU와 달리 경제 규모의 차이를 고려할 때 한국은 더 큰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뉴욕=김하늬 통신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