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코미팜, 또 CB 발행…'돌려막기' 끝낼 수 있나
ASF 백신 생산시설 확충 목적 120억원 조달
보유 현금성자산 규모와 비슷한 단기차입금 보유
15회차 CB 잔여 물량 풋옵션 리스크 '변수'
2025-08-05 06:00:00 2025-08-0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일 16:0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코미팜(041960)이 생산시설 확충에 쓰겠다며 1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그간 회사는 2년 주기로 직전 회차 CB 대환 목적의 신규 CB 발행을 이어온 바 있어 'CB 돌려막기' 악순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당장 회사 주가는 약 60억원가량 잔액이 남아 있는 직전 회차 CB 전환가액을 웃돌고 있지만, 향후 전환가액 상향 리픽싱으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행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만약 풋옵션이 행사될 경우 유동성이 넉넉지 않은 회사는 대환 목적의 추가 CB 발행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코미팜)
 
시설자금 명목 120억원 16회차 CB 발행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미팜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120억원 규모의 16회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전환청구는 내년 8월6일부터 가능하며, 조기상환은 사채 발행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27년 8월6일부터 매 3개월마다 청구할 수 있다. 사채 만기일은 2030년 8월6일이고, 해당 사채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우선 이자율이 0%라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채권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없다는 의미다. 즉, 투자자들이 전환청구 시기에 주식으로 바꿔 시장에 팔았을 때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 만큼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반영된 조건으로 볼 수 있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이번 조달자금 전액이 시설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코미팜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12월31일까지 ASF(아프리카 돼지열병) 백신 생산시설 확충에 12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코미팜은 그간 약 2년 주기로 직전 회차 CB 대환 목적으로 신규 CB 발행을 이어온 만큼 이번 CB 발행으로 대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환 목적 CB 발행은 지난 2019년 신약개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했던 100억원 규모의 13회차 CB에 대한 풋옵션이 행사되면서부터 시작됐다. 회사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전환가액 밑으로 떨어졌고, 코미팜은 2021년 13회차 CB의 풋옵션행사 기간 도래에 따라 대환 목적으로 100억원 규모의 14회차 CB를 발행했다.
 
이 같은 대환 발행은 한차례로 끝나지 않았다. 14회차 CB 역시 주가 하락에 따른 풋옵션행을 면치 못했고, 회사는 재차 CB 발행으로 대응에 나섰다. 지난 2023년 7월 총 150억원 규모의 15회차 CB를 발행했으며, 운영자금으로 50억원, 14회차 CB 대환에 100억원이 투입됐다.
 
 
 
전환가액-주가 변동에 따른 15회차 CB 풋옵션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15회차 CB는 올해 들어 46억원 규모의 전환청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 7074원이었지만 그간 두 차례 리픽싱을 거쳐 조정최저한도액인 4502원에 도달한 상태다. 현재 회사의 주가는 1일 종 5180원으로 전환가액을 웃돌고 있어 추가 전환청구도 기대된다.
 
다만 올해 7월6일 해당 CB의 풋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했다는 점은 변수다. 실제로 당일 소액이긴 하지만 1600만원 규모의 풋옵션이 행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해당 금액만큼의 사채를 자기자금으로 취득했으며, 향후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첫 번째 풋옵션 행사 이후 남아 있는 15회차 CB의 권면총액은 61억원 가량이다. 아직까지 코미팜의 주가는 전환가액을 웃도는 선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전환가액은 주가 상승에 따라 상향 리픽싱될 수도 있다. 만약 전환가액이 회사의 주가를 상회하게 된다면 잔여 물량에 대한 풋옵션이 행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직전 회차 CB 풋옵션이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 160억원, 단기금융상품 50억원 등 총 210억원 규모로 집계되며, 단기차입금은 213억원이다. 보유 현금성 자산과 비슷한 규모 차입금 만기가 1년 내 도래하는 만큼 코미팜의 유동성은 그리 넉넉하지 않은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에서 15회차 CB의 풋옵션 행사 리스크가 현실이 된다면 생산시설 확충에 조달 자금이 온전히 투입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더해 시설 투자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면 과거와 같이 풋옵션 대응을 위한 대환 목적의 추가 CB를 발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코미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5회차 CB의 경우)일단 풋옵션이 청구될지 전환청구가 들어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주가 추세가 중요한데, 이번에 ASF 관련된 신규 사업 관련해서 주가의 흐름도 좋고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전환청구가 좀 더 매력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며 "개인 투자자 분들도 계셔서 풋옵션이든 전환청구든 그간 통보받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유동성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문제는 없다. 여러 상황을 충분히 반영해서 현금성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며 "대부분의 차입금 관련해서는 연장하는 방향으로 계속 진행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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