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S효성첨단소재, 알짜 팔고 미래 투자…성공은 '미지수'
탄소섬유·이차전지 등 신시업 투자 집중
수익성·안정성 검증된 스틸코드 사업 포기
높은 재무부담 속 신사업 성패 여부 관심
2025-08-05 06:00:00 2025-08-0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일 16: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HS효성첨단소재(298050)가 캐시카우 사업 중 하나로 꼽히던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매각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확보한 자금은 탄소섬유를 비롯한 이차전지 소재와 인공지능(AI), 친환경신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수익성이 검증된 기존 캐시카우를 포기하고 아직까지 사업 안정성을 장담할 수 없는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한 전략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 전경. (사진=HS효성첨단소재)
 
우선협상자 선정까지 매각 절차 ‘착착’ 진행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는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을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 알려진 매각 대상 사업부 가치는 1.5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이르면 오는 8~9월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 추진은 올해 초부터 진행돼 5월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 5곳을 추려내는 과정을 거쳐 베인캐피탈을 최종 협상 대상으로 확정했다.
 
타이어 스틸코드는 타이어의 강도와 내구성을 높이는 핵심 보강재다. HS효성첨단소재의 스틸코드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사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특히 고강도 제품군인 ‘울트라 텐슬(Ultra Tensile)’ 스틸코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HS효성첨단소재 전체 매출 3조3112억원 중 스틸코드 매출이 약 662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미쉐린과 굿이어 등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 특히 PET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1분기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48%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매출의 약 80%를 주요 타이어사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발생시키고 있다. 안정적인 매출 기반과 원자재 가격 변동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구조 덕분에 과거부터 사업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럼에도 HS효성첨단소재는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스틸코드 사업 매각을 통해 확보한 대규모 자금을 신사업 투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HS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차전지 소재, 반도체 소재, 탄소섬유 등 미래모빌리티 소재, AI, 친환경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검토와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적자사업 전락한 탄소섬유 부문
 
특히 핵심으로 꼽히는 신사업은 탄소섬유 부문이다. 회사는 베트남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연간 9000톤 규모의 생산능력(CAPA)을 2028년까지 2만4000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투자비만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섬유는 고강도·초경량 소재로 전기차 프레임, 수소탱크, 항공기 동체 등에서 철강을 대체할 수 있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탄소섬유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로 현재 제품의 수출 단가가 급락한 상태다. 올해 1분기 기준 kg당 19.3달러로 2년 전 대비 약 27%나 하락했다. 이 여파로 HS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부문은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과거 2022~2023년에는 영업이익률 23%대의 고수익을 올렸지만, 최근 시장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다.
 
이차전지 소재 등 다른 신소재 사업도 상황이 쉽지 않다. 업황 둔화와 경쟁 심화로 투자 규모 대비 성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신용평가보고서에서 “탄소섬유 수급 부담으로 영업실적이 저조할 가능성이 크고, 수익성이 불안정한 신사업에 대한 투자 부담으로 당분간 재무안정성이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HS효성첨단소재의 재무구조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230.1%였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올 1분기 244.9%까지 상승했고, 총차입금 가운데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무려 73.8%에 달하는 상태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277억원에 불과해 단기성차입금(1조5102억원) 대비 현금커버리지 비율은 1.8% 수준에 불과하다. 탄소섬유 등 신사업에 투입될 막대한 투자자금을 고려하면 재무건전성 악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잉여현금흐름(FCF)도 2023년 114억원에서 지난해 -240억원, 올해 1분기 -407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2026년까지 진행될 베트남 탄소섬유 증설로 인한 CAPEX(설비투자) 부담도 큰 영향을 미쳤다.
 
HS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스틸코드 부문을 매각할 만큼 신사업 투자가 유의미하며, 이를 통해 회사를 키우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이어 스틸코드를 포함하고 있는 타이어 코드 사업이 전체 매출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틸코드 사업이 빠져도 안정적인 사업기반이 있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관계자는 타이어 코드 사업에서 스틸코드 사업을 매각하면 수익성이 몇 퍼센트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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