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토스페이먼츠·KG모빌리언스, 스테이블코인 상표 출원
2025-10-22 15:21:24 2025-10-22 17:52:18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전자지급결제대행(PG) 자회사 토스페이먼츠와 KG그룹의 휴대폰 결제 전문 PG 자회사 KG모빌리언스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TF) 존재감이 미미했던 PG사들이 스테이블코인 사업 전면에 나서자 업계에선 코인 지급결제 시대를 여는 시험대이자 PG업계의 결제 패러다임 전환 신호탄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페이먼츠는 지난달 2일에, KG모빌리언스는 이달 17일에 각각 특허청 지식재산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스테이블코인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토스페이먼츠는 'TPKRW', 'TSPKRW', 'TPKRW' 등 상표 6건을 출원하고, KG모빌리언스는 'MOBILSTC', 'MOBILANCOIN', 'MobilKRW', 'MOBILIANSCOIN' 등 상표 12건을 등록했습니다. 지정 상품은 △스테이블코인 금융거래업 △스테이블코인 전자이체업 △스테이블코인 지불처리업 등을 포함시켰습니다. 
 
PG사, 코인 결제 시대 연다
 
토스페이먼트츠와 KG모빌리언스는 각각 모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자회사들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관련 TF를 설치한 곳입니다. 모기업의 금융 생태계를 기반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도모해 왔습니다. 
 
토스는 지난 8월 토스뱅크, 토스페이먼츠, 토스증권과 TF를 꾸리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사업 방향을 검토·논의했습니다. 앞선 7월엔 KG그룹의 KG모빌리언스와 최대주주 KG이니시스가 TF를 설치했습니다. 
 
그간 스테이블코인 TF 내에서 해당 사업을 주도한 것은 그룹사였습니다. 토스와 토스뱅크는 금융권에서 선제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상표를 대거 출원했습니다. 토스뱅크는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상표권(48건)을 출원하고, 원화(KRW) 외에 미국 달러(USD) 관련 상표로 출원했습니다. KG이니시스는 연내 가상자산사업자(VASP) 자격 취득을 목표로 KG모빌리언스와 공동으로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상표 3건을 출원했습니다. 
 
그런데 TF에서 존재감이 적었던 토스페이먼츠와 KG모빌리언스가 움직이면서 그룹사를 중축으로 진행되던 스테이블코인 사업 전략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양사가 가맹점 중심으로 갖춰 놓은 결제망에 스테이블코인을 더한다면, 새로운 가상자산 기반 결제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리게 됩니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현행 규제를 적용 받아 스테이블코인 발행·정산에 제약을 받는 것과 달리 PG사는 가맹점 거래 데이터와 정산 구조를 직접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상자산과 접목하기 유리한 측면이 큽니다. 이번 양사 스테이블코인 상표 출원이 기존 금융권에서 보이던 상표 선점 경쟁을 넘어 실질적인 결제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배경입니다. 
 
지급결제업계 관계자는 "PG사들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결제와 정산을 통합할 경우 지급결제 시장의 주도권이 기존 금융기관에서 PG로 이동할 수 있다"며 "이는 단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결제의 주체가 바뀌는 산업 지각변동"이라고 말헸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결제 넘어 정산·예치·환전까지
 
국내 대형 PG사들이 잇따라 스테이블코인 상표를 출원하면서 관련 사업에서 PG사가 핵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날 기준 스테이블코인 상표 출원 PG사는 토스페이먼츠, KG모빌리언스 외에도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 NHN KCP, 다날까지 총 6곳입니다. 
 
카카오페이는 'PKRW', 'KKRW', 'KRWP', 'KPKRW', 'KRWKP', 'KRWK' 등 6종류 이름으로 총 18건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다날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20건 이상 출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네이버페이 운영사 네이버파이낸셜은 'NKRW', 'KRWZ', 'NPKRW', 'KRWNP' 등 5건의 관련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네이버 계열 결제사 NHN KCP도 'NSKRW', 'PSKRW', 'KSKRW' 등 21건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를 냈습니다. 
 
PG사들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적극 나서는 건 가상자산 등장에 따른 금융시장 전환기를 맞아 미래 지급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에 연동돼 가치 변동성이 낮고,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중개자 없이 직접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간 실시간 정산이 가능하다는 특성 덕분에 간편결제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 수단으로도 활용도가 높다고 평가됩니다. 
 
최근까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 권리를 가져오는 것에 치중됐었다면 PG사들의 참전으로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시장을 선점하려는 새로운 니즈가 생겨났습니다. 그룹사의 금융 인프라에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하면 코인 발행과 결제, 정산, 예치, 환전까지 모든 금융 생태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만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상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정산에 대한 법적 근거가 모호합니다. 향후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실제 수행하려면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돼야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NHN KCP, 다날, KG모빌리언스 등 PG사가 가상자산사업자 등록을 준비하거나 검토한다고 알려졌습니다. 
 
토스(위)와 KG그룹(아래) 간판. (사진=연합뉴스, KG그룹)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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