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스크, 상장폐지 벼랑 끝…회생 노력에도 리스크 여전
4일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에 상장폐지 이의신청서 제출
자산 매각·수주 확대·채권 회수 나섰지만 근본 해소는 아직
반복된 감사의견 거절과 자본잠식…상장 유지 여부 '촉각'
2025-08-06 13:04:00 2025-08-06 13:52:32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종합 인테리어와 게임·콘텐츠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플래스크(041590)가 7월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4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위원회는 9월2일까지 상장폐지 여부 및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회생을 위한 자구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동성 악화와 블록체인 기반 종속사 팬덤코리아의 파산 등 구조적인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습니다. 
 
플래스크 로고. (이미지=플래스크)
 
플래스크, 자산 매각부터 사업 수주까지…회생 위해 전방위 대응
  
6일 <뉴스토마토>는 플래스크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조치로, 이의신청서와 함께 경영개선계획서도 함께 제출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구체적인 경영개선계획서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경영 개선 차원에서 자산 매각과 채권 회수, 신규 수주 확대 등 다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충북 청주시 오송읍 토지를 173억원에, 11월에는 포항시 북구 대흥동 부동산을 134억원에 매각했습니다. 이는 자산총액 대비 14%, 11%에 달하는 규모로, 거래 상대방은 계열사 아이엠아이와 코스닥 상장사 포니링크(064800)로 각각 확인됐습니다. 특히 오송 자산 거래의 경우, 아이엠아이가 플래스크에 재매수를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이 뒤늦게 정정공시되며 공시 신뢰성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일시적인 유동성 개선 효과가 착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올해 4월, 플래스크는 부동산 개발업체 현대빌딩자산관리에 56억원을 대여했으나, 5월까지 회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7월31일 최대주주 비엔엠홀딩스와 채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비엔엠홀딩스가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며 해당 채권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단기 유동성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6월에는 웨스틴서울 호텔 가구 제작·납품 계약(24억원), 7월에는 청담동 고급 주택 인테리어 공사 계약(21억원)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최근 연간 매출의 각각 17%, 15%에 달하는 규모로, 실적 개선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12월 12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했고, 올해 4월에는 자본금을 245억원으로 줄이는 감자를 단행해 자본잠식률을 낮추고자 했습니다. 
 
자본잠식·의견거절 이력…플래스크 상장폐지 결정에 '영향'
 
플래스크는 2023년도에 매출 인식 오류와 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 변경 등의 이유로 연결재무제표를 재작성했고, 2024년 상반기에는 계속기업에 대한 중대한 불확실성이 지적되어 두 차례 연속 '의견거절'을 받았습니다. 이에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으나, 감사인 교체 후 올해 4월 제출된 감사보고서에서 '적정' 의견을 확보해 해당 사유는 해소됐습니다. 그러나 자본잠식 등의 재무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본 거래소는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플래스크의 회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무 구조는 여전히 취약한 상태입니다. 2025년 3월 말 기준 연결 자산총계는 478억원, 자본총계는 392억원이며, 자본금은 735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46.7%에 달합니다. 2024년 상반기 당시 자본잠식률은 58.5%로, 상장폐지 심사 요건에 해당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올해 1분기 플래스크는 매출 23억원, 영업손실 22억원, 순손실 17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이어갔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억원 이상 줄었지만, 원가 절감 등의 영향으로 매출총이익은 5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개선됐습니다. 판매비와관리비는 같은 기간 50억원에서 24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지만, 여전히 매출을 초과해 영업손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현금흐름도 악화됐습니다. 올해 1분기 플래스크는 총 60억원의 현금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보유 현금은 지난 연말 107억원에서 47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영업 활동 현금흐름은 20억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유출이 지속됐고, 투자 활동에서는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취득 등으로 20억원 이상이 빠져나갔습니다. 재무 활동에서도 전환사채 상환과 리스부채 지급 등으로 유사한 수준의 유출이 발생해, 전반적인 유동성 압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여기에 종속회사 팬덤코리아가 7월31일 파산 신청을 한 사실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플래스크는 팬덤코리아에 약 170억원을 출자했으나, 주요 사업 부진과 자본잠식이 이어지며 해당 법인은 이미 영업 활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출자금 전액은 손상차손으로 처리됐고, 39억원 규모의 금전채권도 법적 회수를 추진 중입니다. 그러나 종속사 파산은 그룹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상장적격성 심사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플래스크 관계자는 "4월 무상감자 이후 자본잠식이 해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1분기 영업손실이 크기는 하지만 자산 유동화, 신규 사업 수주 등을 지속하며 상장폐지 사유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은 한 달여 기간 동안 회계와 재무 구조에 대한 실질적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상장 유지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실내 건축 및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등 본래 사업 부문의 빠른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블록체인 기반 종속회사인 팬덤코리아에 대한 출자도 재무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외부 자금 유입 없이 자체적인 회복은 다소 더딜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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