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에 반등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한중 배터리 ‘정면승부’
중국, 미 피해 유럽 생산 거점 확대
K-배터리, 고성능·맞춤형으로 ‘맞불’
2025-08-06 13:52:46 2025-08-06 14:32:04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강화된 환경 규제를 계기로 유럽 전기차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주도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을 피해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내는 중국 기업들과 점유율 수성에 나선 한국 배터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지난 3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5'에서 삼성SDI가 공개한 46파이 배터리 라인업. (사진=삼성SDI)
 
6일 시장조사 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에서 판매된 전기차(BEV)는 119만339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습니다. 이는 유럽이 올해 1월부터 시행한 강화된 탄소 배출 규제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유럽은 올해 1월부터 신차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km당 93.6g을 넘지 않도록 하는 탄소 배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럽 내 전기차 수요 확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기조를 피해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CATL은 독일, 헝가리에 이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스페인에 세 번째 합작 공장을 추진하고 있고, 전기차와 배터리를 모두 생산하는 중국 비야디(BYD)는 헝가리, 튀르키예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며 유럽 현지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실제 점유율에서도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올해 1~5월 기준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CATL과 BYD의 점유율은 50.2%에 달하며,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3사의 점유율(34.9%)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K-배터리는 점유율에서는 밀리고 있지만, 고성능 제품군과 유럽 맞춤형 생산 확대를 통해 반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양산해 르노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46파이(지름 46㎜ 원통형) 원통형 배터리를 앞세워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특히 삼성SDI는 최근 유럽 완성차 업체와 46파이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아 충전 속도를 줄일 수 있으며, 제조 공정을 단순화해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됩니다.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은 약 40기가와트시(GWh)의 연간 생산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준중형차 전기차 6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생산능력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환경 규제를 계기로 전기차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기술 고도화와 현지 생산능력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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