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급 '고용 한파'…제조·건설 '최악'
고용보험 가입자, 제조 2개월·건설 24개월 연속 '감소'
구직급여 신규 신청↓·지급자↑…"장기 수급 증가 영향"
'제조업 부진' 7월 구인배수 0.40…1999년 이후 최저
2025-08-11 18:04:31 2025-08-12 15:24:55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제조·건설업 부진 속 '고용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구직자 1명당 일자리는 0.4개로 1999년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증가 폭도 2003년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건설업 가입자는 24개월 연속 줄면서 역대 최장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고용보험 가입자 18만명 증가…2003년 이후 최저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는 1559만9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8만명(1.2%) 증가했습니다. 코로나 시기 증가 폭(18만6000명)과 유사한 수준이며, 2003년 7월 10만6000명 증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업종별로 들여다보면 온도차가 뚜렷한 모습입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4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00명(-0.1%) 감소했습니다. 생산 및 수출 부진 영향으로 2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감소 폭도 전달 1000명 감소에서 지난달 5000명 감소로 확대됐습니다.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 가입 증가분을 제외한 내국인 가입자로 범위를 좁히면 2만4000명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외국인 가입자 수가 1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전체 제조업 가입자 '마이너스'를 이끌었습니다. 
 
건설업 가입자는 75만명으로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1만9000명 줄면서 24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최장 기간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감소 폭은 둔화됐습니다. 
 
서비스업은 1085만4000명으로 지난달 20만3000명(1.9%) 증가하면서 전체 가입자 수를 견인했습니다. 보건복지(11만8000명)를 중심으로 사업서비스(2만3000명), 전문과학(2만1000명), 숙박음식(1만8000명), 운수창고(1만6000명) 등 산업에서 증가세를 지속했습니다. 반면 도소매(-1만2000명), 정보통신업(-1만명)에선 감소 지속했으나 감소폭은 축소됐습니다. 
 
청년층 가입자 감소도 두드러졌습니다. 연령별로는 29세 이하 가입자 수가 9만명 줄면서 2022년 9월부터 35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습니다. 분야별로는 제조업(-2만명), 정보통신(-2만명), 도소매(-1만7000명), 전문과학기술(-8000명) 등에서 줄었습니다. 
 
40대도 3만3000명 줄었습니다. 특히 건설업(-1만4000명), 제조업(-9000명), 도소매업(-9000명) 등에서 감소했습니다. 정부는 두 연령층의 감소는 인구구조 영향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60세 이상은 전년 동월 대비 18만명이 늘었습니다. 50대는 4만8000명, 30대는 7만5000명 각각 증가했습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0.4개…제조업 부진에 26년만 최저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11만1000명으로 1000명(-0.6%) 감소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1만1000명), 운수창고(5000명), 사업서비스업(3000명)에서 증가했습니다. 건설업(-1만), 숙박음식업(-6000명), 정보통신(-3000명) 등에서 감소했습니다. 
 
반면 구직급여 지급자는 6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1000명(3.2%) 증가했습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9만3000명), 제조업(7만4000명), 도소매업(2만8000명) 등에서 증가했습니다. 보건복지(-2만3000명), 공공행정(-1만5000명), 숙박음식(-1만) 등에서 감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7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1121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354억원(3.3%) 증가했습니다. 
 
구직급여는 보통 120일~270일간 받지만, 올해 2월경 240일~270일까지 받는 '장기' 수급자가 늘면서 올해 10월까지는 이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제조업 신규 신청자가 늘어나는 부분들이 더해져 당분간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고용서비스 통합 플랫폼 '고용24'를 이용한 기업의 신규 구인 인원은 16만5000명으로 지난해 7월 대비 3만4000명(-16.9%) 줄었습니다. 반면 직장을 구하는 신규 구직 인원은 41만1000명으로 2만1000명(5.5%)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인력 수요(구인 인원)를 구직 인원으로 나눈 구인배수는 지난달 0.40로 줄었습니다. 1999년 7월(0.39) 이후 2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1년 전에는 0.51로 소폭 더 높았습니다. 
 
신규 구직 인원은 남성(1만2000명)과 여성(9000명), 29세 이하(1만1000명), 60세 이상(7000명), 30대(4000명) 등에서 증가했습니다. 다만 40대는 1000명 감소했습니다. 
 
제조·숙박음식 등을 중심으로 사업체 빈 일자리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기준 전 산업 빈 일자리 수는 15만4000개(-18.1%) 줄었고, 제조업에선 3만6000개(-24.9%) 감소했습니다. 빈 일자리는 현재 비어 있거나 1개월 안에 새로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를 뜻합니다. 
 
정부는 2023년 1분기 이후 사업체 빈 일자리가 지속 감소하고 있고, 빈 일자리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 고용 상황이 어려운 탓에 단기 구인 수요 회복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구인배수는 고용24를 이용한 구인·구직만을 설명하고 있어서 전체 노동시장 수급 상황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일자리 수요가 많이 위축되고 있다는 부분은 부정하기 어렵다. 특히 제조업 쪽 구인 상황이 대단히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체적으로 구인배수가 낮아진 것은 제조업 경기가 많이 부진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현재 일자리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서비스업 분야에서 민생회복지원 등의 영향으로 일자리 증가가 나타난다면 제조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소폭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24일 서울 한 대학교 일자리센터에 기업들의 채용공고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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