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해명에도…짙어가는 포스코 ‘패싱’
포스코그룹·KT, 한미 정상회담 순방 ‘제외’
철강 50% 관세 폭탄에도 소통 부재 우려
2025-08-19 15:49:47 2025-08-19 15:59:1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이른바 주인 없는소유분산기업인 포스코와 KT에 건진법사 전성배(65)씨와 관련된 불법 인사 개입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4~26일로 예정된 미일 순방 일정에 이들 기업이 제외됐습니다. 국내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포스코그룹의 경우는 미국발 관세 폭풍이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간담회에 연달아 참석하지 못했는데, 최근 잇따른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겹치면서 순방에서도 제외돼 패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입니다. KT는 지난 2022년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전정권의 불법 인사 개입 의혹이 불거지며 순방에서 제외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미일 순방 경제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구광모 LG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겸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일 순방 일정에 동행하는 경제단체장과 기업인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총집결했습니다. 또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도 참석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요하게 다뤄질관세 협상과 관련한 내용이 주요 의제로 올랐습니다. 큰 틀에서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짓기는 했지만, 세부 협상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기업들에게 정부의 협상 전략을 공유하고 지원을 당부하기 위함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우리 기업인들이 애를 많이 써줘서 생각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이번 미국 방문에 동행하는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많이 만들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포스코그룹의 장인화 회장은 이날 간담회와 순방에서 제외됐습니다. 50%라는 고율의 품목 관세 직격탄으로 신음하는 상황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따른 긍정적인 협상 결과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지만, 철강업계를 대표해 정부에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어진 셈입니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이재명정부 들어 연이은 주요 행사에 불참해 패싱우려만 커지는 형국입니다. 지난 6월 대통령실에서 열린 5대 그룹 총수·경제 6단체 회장 간 경제인 간담회에도 참석하지 못한데다, 7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14), 구광모 LG그룹 회장(15),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21), 최태원 SK그룹 회장(22),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24) 등 이 대통령과 재계와의 연쇄 회동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뤄진 이 같은 배제’의 과정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포스코이앤씨에서 잇따른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설상가상의 상황을 마주했습니다. 관세라는 외환에 산재라는 내우까지 맞닥뜨린 셈입니다. 실제로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민임명식에 재계 주요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했지만 장 회장은 산재에 따른 안전 대응을 이유로 사전에 대통령실에 양해를 구하는 등 불참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윤석열정부 시기 건진법사와 관련 불법 인사 개입 의혹이 더해지며 이러한 배제기류가 장기화 될 것이란 관측마저 나옵니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포스코와 함께 불법 인사 개입 의혹이 커지고 있는 KT의 경우는 사실상 내수 기업으로 순방과 큰 연은 없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인 MS와 협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경제사절단에서 배제돼 아쉽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한 김영섭 대표가 취임 직후인 지난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에 동행해 정부의 중동 세일즈에 힘을 보탠 것과 비교할 때도 대조적이라는 뒷말이 나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순방 목록에 포스코와 KT가 제외된 이유에 대해 개별 기업에 대한 동행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 주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번 순방은 대단히 실무적으로 준비하고 있고 조선, 배터리, 반도체 등 관련 기업들과 함께 역할을 하기 위한 것으로 (산재나 인사 개입 의혹으로 제외된) 그런 이유는 아니다고 했습니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소유분산기업의 순방 제외를 다소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철강 관세 50%가 파생상품으로 확대되며 산업계 전반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는데 포스코의 상황이 다소 우려스럽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많은 기업인을 대동한 전 정권과의 차별성을 감안 했을 수도 있지만 포스코의 순방 배제는 좀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특히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반복되는 잔혹사가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정부가 조금 더 섬세하게 기업을 하나의 경제 축으로 대해줬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정권 초기인 만큼 패싱을 언급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신중론이 나오면서 포스코가 이번 사태를 안전 경영을 확립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순방 배제가 포스코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 현 정부가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만큼 안전 경영을 제대로 확립하는 것을 빠르게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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