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실적 반토막 난 KG모빌리티…주가 부진에 풋옵션 도미노 '우려'
119회 CB 일부 폿옵션…BW도 풋옵션 행사 도래
현금성 자산보다 많은 단기 부채
1700억원 규모 CB 발행 절차 착수
2025-08-22 06:00:00 2025-08-2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0일 14: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KG모빌리티(003620)가 최근 실적 부진과 주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전환사채(CB)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했다. 시장에서는 부진한 주가가 지속되면 추가적인 조기상환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G모빌리티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나는 등 수익성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한 작업에 돌입해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G모빌리티 ‘액티언 하이브리드’. (사진=KG모빌리티)
 
전환사채 735억원 중 20억원 조기상환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모빌리티 투자자들은 최근 제119회 전환사채 일부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5040원이지만, 최근 KG모빌리티 주가는 3400원선에 불과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해당 전환사채의 발행 총액 735억원 가운데 20억원 규모가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에 따라 만기(2028년 3월17일) 이전에 상환됐다. 회사는 이를 장외 매수 방식으로 취득해 소각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KG모빌리티 전환사채 투자자들의 이번 풋옵션이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KG모빌리티가 지난 2023년 12월 발행한 1505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역시 올해 말부터 풋옵션 행사 기간에 들어가는데, 최근 주가가 행사 가격(6729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만큼 추가 풋옵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지만 KG모빌리티의 재무구조는 녹록지 않다. 2분기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현금및현금성자산 1217억원, 단기금융상품 8억원, 기타자산 1329억원을 합쳐 약 2554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단기성부채는 단기차입금 1795억원, 유동성전환사채 60억원, 유동성신주인수권부사채 1435억원, 기타부채 1170억원으로 총 4460억원에 달한다. 보유 현금보다 단기성부채가 2000억원 가까이 많은 상황이다.
 
 
 
경기 악화에 실적 ‘직격탄’…단기간 내 개선될까
 
실적도 아쉬운 흐름을 보였다. KG모빌리티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57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매출은 1조9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602억원 대비 소폭 늘었으나, 원자재 가격 부담과 판매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상반기 영업이익 감소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 탓이 크다”며 “신차 개발을 통해 판매 확대를 꾀하는 한편, 비용 절감과 액면가 조정 등 재무 구조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흑자 기조는 유지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자동차 판매가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는 점이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강화와 전동화 모델 확대를 통해 매출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1분기에는 ‘무쏘 스포츠(칸)’ 가솔린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순차적인 신차 투입을 예고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매출 5조원 및 영업이익 1729억원을 올해 달성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겠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이익 규모 감소와 풋옵션 우려가 커지자 회사는 최근 1700억원 규모 CB 발행 절차에 착수했다. 표면이자율 0%, 만기보장수익률 1% 조건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금 수익은 적지만 리픽싱(전환가 조정)과 풋옵션 같은 방어 장치가 포함된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번 KG모빌리티의 CB 발행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실적 개선이 동반된다면 전환차익을 노릴 수 있어 기관 투자자 관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 이번 CB 역시 조기상환 압박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주가가 전환가액을 한참 밑돌고 있어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 대신 상환을 선택하는 상황”이라며 “CB와 BW 풋옵션 행사 기간이 연이어 도래하는 상황에서 영업이익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금 조달이 곧 상환 압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KG모빌리티는 2022년 KG그룹 편입 이후 13년 만에 회생절차에서 벗어나며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후 신차 출시 효과와 구조조정 등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과중한 차입금 상환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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