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F 2025)정체된 한국 게임…범부처 전략 짜야
'2025 뉴스토마토 게임 포럼' 성황리 마무리
업계·정부·학계·이용자 한자리에
업계 "일시 침체 아닌 구조적 정체" 진단
정부 "인디게임으로 뿌리 키우겠다"
2025-09-08 17:31:24 2025-09-08 19:17:21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게임업계와 정부가 8일 새로운 도전에 나선 한국 게임의 성장 전략을 두고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날 <뉴스토마토>와 김성회·모경종 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2025 뉴스토마토 게임 포럼(NGF 2025)'이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NGF 2025'는 '기로에 선 한국 게임'을 주제로 정부와 업계가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정광섭 뉴스토마토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2025 뉴스토마토 게임 포럼(NGF 2025)'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벽에 부딪힌 한국 게임…산업 주도권 회복 절실
 
한국 게임은 구조적 정체와 게임이용장애 도입 위기에 처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 위주 사업모델(BM)이 수익성 한계에 부딪히면서 콘솔·PC 패키지 게임으로 플랫폼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네오위즈 'P의 거짓'과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이 활로를 제시했으나, 유럽·북미·일본은 줄줄이 대작 게임을 쏟아내며 한국에 '그다음'을 묻고 있습니다. 
 
갈수록 줄어드는 수익은 대작 게임 제작을 망설이게 합니다. 한국 게임 매출 증가율은 2020년 21.3%에서 2023년 3.5%로 떨어졌습니다. 게임산업을 이끄는 주요 업체 경영진의 고령화와 게임산업 투자 감소도 구조적 위기를 심화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광섭 뉴스토마토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과거 한국 게임의 호응을 이끌었던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은 이제 게임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외 게임 시장의 활력이 예전만 못한 가운데 중국 자체 제작 게임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정 대표는 "기술 혁신과 다양성 확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한국 게임사들이 어떻게 하면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그리고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이재명정부가 게임 주권 확보를 위해 어떤 지원에 나서야 하는지 면밀히 살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개회를 알렸습니다. 
 
포럼을 공동 주최한 김성회 민주당 의원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치권에서는 게임산업의 도약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날 포럼을 공동 주최한 김성회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한국 게임산업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 게임의 사행성 논란은 국제 무대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전 세계로 나아가려면 단기적인 사행성 이익에서 벗어나 우리 고유의 능력인 스토리 구성 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게임특별위원장인 김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 위원들을 섭외해 팀을 꾸리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K-게임을 위한 팀을 마련해 한국 게임사가 게임을 마음껏 개발하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정치적·정책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포럼을 공동 주최한 모경종 민주당 의원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포럼을 공동 주최한 모경종 의원은 "게임을 잘하는 나라가 한국이지만 한국 게임산업이 세계에서 기를 펴기에는 많은 것들이 부족하다. 정치권·행정권 등 많은 분들이 힘을 합쳐야 하는 시점"이라며 "확률형 도박 같은 게임에 매몰되지 않고 사람의 삶을 치유할 수 있는 게임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일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세계 게임 시장은 중국 게임산업의 급격한 성장 등으로 구조가 재편되고 있고,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한국 게임산업은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게임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신성장동력이 될 지식재산(IP) 제작 투자를 위한 세제·금융 지원, 누구나 창의적 아이디어만으로도 쉽게 인디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제작 환경의 인공지능 전환(AX), 수출국 다변화를 위한 세밀한 수출 전략 수립 등에 힘쓰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2025 뉴스토마토 게임포럼(NGF 2025)'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부처 간 장벽 넘어야…정부 의지 중요
 
본 세션에서는 부처 간 장벽을 넘어야 진짜 진흥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조언이 나왔습니다.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은 게임산업 위기에 대한 정부의 공감과 진흥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정책국장은 "중국은 따라오고 새 시장에 도전하기 어렵고 기술 혁신을 동시에 이뤄야 했던 1990년대 상황에 몰려있다"며 "한국 제조업이 그런 상황에 놓였을 때 '기업이 잘하면 되지 정책이 왜 필요하냐'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최 국장은 정부가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파격적 수출 지원 정책을 세우고 △세액공제·모태펀드 등 게임 제작 기반 강화 △탄력·재량 근로제와 게임 분야 병역 특례 확대로 위기 극복을 도와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남걸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신기술본부장은 인디게임 육성으로 산업의 뿌리를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본부장은 "게임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위해서는 예비 창업자가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단단히 마련돼야 한다"며 "이 부분을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디게임 진흥 정책 과제를 확실하게 수행하기 위해 초기 지원 기업 수를 늘리고, 우수한 프로젝트 끝까지 지원해 성장을 유도하고자 한다"며 "이러한 지원 체계로 인디게임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2025 뉴스토마토 게임 포럼(NGF 2025)'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수현 게임문화재단 사무국장, 최재환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김남걸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신기술본부장,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 (사진=뉴스토마토)
 
게임 질병화는 돌이킬 수 없는 문화·산업 후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철우 변호사(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는 "게임보다 SNS나 동영상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게임만을 질병화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세계보건기구(WHO) 게임이용장애 국내 도입 부작용으로 △사회적 낙인 효과 △e스포츠 산업과의 충돌 △중독 예방과 진흥이라는 정책적 모순 △헌법상 문화 국가 원리 및 표현·직업 자유 침해 가능성 등을 제시했습니다. 
 
K 컬처 이끄는 게임…편견 걷어내고 진흥책 모색해야
 
이어진 토론에서는 게임에 대한 이중 잣대 해결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미디어별로 가진 문제점을 게임에 한정해 질병화하려는 움직임을 비판했습니다. 
 
최재환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K 컬처 3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게임 개발 지원을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조수현 게임문화재단 사무국장은 더 많은 게임사의 인디게임 육성을 독려했습니다.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은 정부의 통합 거버넌스로 1년 이상을 내다보는 게임산업 전략을 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남걸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신기술본부장은 게임 해외 서비스 지원사업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철우 변호사는 부처와 기관, 게이머 간 소통으로 일관된 게임 지원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이 국가 균형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진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정부가 게임과 웹툰 등 콘텐츠 제작을 조금씩만 지원해준다면 지역 경제와 대학도 살리고 청년 일자리도 만들어지는 시작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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