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동결 현실적 대안"…남·북·미 '어게인 2018' 신호탄
유엔총회 출국 전 인터뷰…"결실 없는 노력 대신 비핵화 일부 달성"
2025-09-22 17:34:43 2025-09-22 19:13:13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3단계 비핵화론'의 첫 단계에 해당하는 '북핵 동결'에 대해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동결(중단)→감축→비핵화'로 이어지는 이재명정부의 비핵화 구상의 첫 단계가 북·미 대화를 통해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수용하겠다는 겁니다. 마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남·북·미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가능성을 엿본 2018년 당시의 흐름이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3단계 비핵화론 '첫 단계'…"장기 목표"
 
이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출국에 앞서 공개된 <BBC>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생산 동결이 "임시적인 비상 조치"이자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분명한 이익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비핵화라는 궁극 목표를 향해 결실 없는 노력을 고집할 것인지, 아니면 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 중 일부라도 달성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비핵화 목표에 대한 이재명정부의 이 같은 인식은 지난달 23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요미우리> 인터뷰에서도 드러납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동결→ 축소→비핵화' 등 3단계 북한 비핵화 로드맵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통해 유엔 회원국들에도 이 같은 해법을 설파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을 위해서는 '대북 제재 완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할 전망입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도 "단기 목표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그리고 북한의 핵개발 중단 조치에 대해 일부 보상을 해줄 수 있을 것이며 그 후에 군축, 그리고 나서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중 '보상'이 대북 제재 완화에 해당합니다. 
 
다만 북한이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로 설정한 상황에서 첫 단계는 북·미 대화가 필요조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은 지난달 첫 한·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피스 메이커'와 한국의 '페이스 메이커'를 강조하며 분위기를 띄워놓은 상태입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이 대통령은 "(북·미 정상이) 어느 정도 상호 신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마침 김 위원장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의지를 처음으로 드러냈습니다.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건너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사이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환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2의 판문점 회동 '주목'…유연성 '관건'
 
김 위원장이 '비핵화 포기'를 조건으로 걸기는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대좌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실제 북·미 대화가 성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31일부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지난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 후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중동 전쟁까지 각지의 분쟁 중재를 시도하며 '노벨평화상'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왔습니다. 이 대통령 역시 이 점을 파고들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관건은 '비핵화'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입니다. 지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노딜'로 좌절된 바 있습니다. 이후 북한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핵개발에 대한 기술력을 높여왔습니다. 즉 북한과의 협상 난도가 더욱 상승한 상태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의 장을 열기 위해 비핵화라는 원칙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유연성을 보일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비핵화의 기준을 낮추거나 장기 목표로 설정하는 단계적 해법이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이는 우리 정부의 3단계 비핵화 해법과도 궤를 같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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