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와 좋은 추억…한국과는 마주할 일 없다"
트럼프 관계 첫 공식 언급…'비핵화 포기' 전제 조건
2025-09-22 15:33:50 2025-09-22 15:33:5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조선반도와 주변의 정세추이를 엄정히 분석하며 공화국정부의 원칙적인 대미·대한 입장을 천명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포기'라는 전제 조건을 걸기는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다만 한국에는 "마주 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한 바는 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이 같은 의사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 위원장의 언급에 따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 이후 북·미 대화 가능성이 올라간 건데요. 다만 북한은 '비핵화 불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단언하건대 우리에게는 '비핵화'라는 것은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제재 풀기에 집착하여 적수국들과 그 무엇을 맞바꾸는 것과 같은 협상 따위는 없을 것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 자체를 열어 뒀지만 한국에는 '적대적 두 국가론'의 쐐기를 박았습니다. 그는 "일체 상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면서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가 미국화된 반신불수의 기형체, 식민지 속국이며 철저히 이질화된 타국"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특히 '통일'에 대해 "결단코 통일은 불필요하다"며 "어느 하나가 없어지지 않으면 안 될 통일을 우리가 왜 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우리 통일부는 "정부는 긴 안목을 갖고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통해 남북 간 적대성 해소와 평화적 관계 발전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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