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세호 SPC 대표(왼쪽)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동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도세호 SPC그룹 대표가 올해 상반기 발생한 SPC삼립 시화 공장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타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향후에도 꾸준한 설비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답했습니다.
15일 오후 도 대표는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산재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는 "시화공장 사고는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해 발생한 인재가 맞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말까지 삼립SPC에 안전관리사를 30명까지 추가 고용하고 설비에 투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고 이후 안전 투자에 지난 9월까지 2000억원 이상 투자했고, 624억원 규모의 지원을 만들어 노후·위험 설비 개선을 하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5월19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빵공장에서는 근무하던 5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A씨는 공장 컨베이어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끼임 사고를 당했습니다.
또 지난 2022년 10월 경기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어 사망한 뒤 3년간 SPC에서 계열사에서는 3건의 사망, 5건의 부상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7월 사고 현장에서 찾아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12시간 2교대라는 과도한 야근 제도를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현장의 안전성과 노동권을 강조했습니다.
SPC그룹은 즉각 근무 제도 개편안을 준비하고 지난 9월부터 야간 8시간 초과근무제를 폐지하고, 주당 노동시간을 52시간에서 48시간 이하로 줄였습니다. 계열사인 SPC삼립과 샤니에는 3조 3교대 근무제를 도입했습니다. SPL은 야간조 근무시간 단축과 인원을 보강한 단축 2교대제를 시행했습니다.
제도 변경으로 임금이 줄어들지 않도록 계열사에 따라 기본급을 인상하거나, 수당을 제공하는 제도도 마련했습니다. 휴일수당 가산율은 기존 50%에서 75%로, 야간수당 가산율도 50%에서 79%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번 SPC그룹의 추가 고용과 임금 보전으로 인한 SPC그룹의 연간 추가 비용은 약 33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SPC그룹 전체 영업이익(768억원)의 43%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국정감사에선 노동환경 개선과 더불어 실질 경영자들이 안전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무제 개선을 이야기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자들의 태도"라고 질책했습니다.
도 대표는 "안전에 대해 반성과 공감을 하고 있고 다시는 이런 우리 근로자들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되겠다 하는 절박함이 회사 분위기에 주를 이룬다"며 "노사가 합의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실질적 책임자로서 안전 관련 일에 책임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