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인공지능(AI)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실적 신기록을 쓰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는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이뤘고, 반도체 업계 ‘슈퍼을’ ASML도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반도체 기업들은 설비 투자를 통해 2나노 등 첨단 공정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TSMC 공장. (사진=TSMC).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SMC는 3분기 매출 9899억대만달러(약 46조원), 순이익 4523억대만달러(약 21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0.3%, 순이익은 39.1%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59.5%, 50.6%로 나타났습니다.
AI와 최신형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급증하는 초미세 공정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면서 호실적을 이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올해 연말에는 2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할 계획으로, 향후 미국 애리조나주에 매달 10만장 이상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기가팹’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실적 설명회에서 “강력한 AI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21팹(fab·반도체 생산공장) 근처에 토지를 매입해 생산시설 확충에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도 3분기 매출 75억유로, 매출총이익률 51.6%를 달성하며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성적을 냈습니다. 특히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주액은 7개 분기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한 21억유로로 집계됐습니다.
ASML 측은 “AI에 대한 투자가 긍정적인 성장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며 “고객사의 AI 투자는 최첨단 로직 및 D램 부문에서 모두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중국 지역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대비 내년에는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최근 메모리 재고 부족으로 업계의 ‘슈퍼사이클’이 도래했다는 전망이 제기될 만큼 업체들은 잇단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향후 시장 패권을 주도하기 위한 ‘2나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텔이 먼저 2나노급 양산에 들어갔고, TSMC도 연내 2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할 계획인 만큼 삼성전자의 2나노 양산 계획도 주목됩니다.
삼성전자는 연내 2나노 양산을 준비 중인데, 자사의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예정입니다. 또 지난 7월 테슬라와 약 22조원 규모의 자율주행 칩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퀄컴에 2나노 AP 샘플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업체들도 2나노 공정 등 설비투자를 계속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난도 기술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해 고객사를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