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 의료 기업 ‘그레일’에 1.1억달러 투자…글로벌 M&A 가속
전략적 협력 통해 헬스케어 강화 나서
AI, 로봇, 오디오 등 미래 먹거리 투자
이재용 사법 리스크 해소 후 M&A 속도
2025-10-17 11:13:12 2025-10-17 14:43:44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혈액 채취로 암을 조기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에 1.1억달러(약 1550억원)를 투자한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삼성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AI, 로봇, 차세대 이동통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주춤했던 투자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이 암 조기진단 키트 ‘갤러리’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그레일).
 
삼성이 투자를 결정한 그레일은 혈액 내 수억 개의 DNA 조각 중 암과 연관된 미세한 DNA 조각을 최적으로 선별하고, AI 기반 유전체 데이터 분석 기술로 암 발병 유무와 암이 발생한 장기 위치까지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그레일의 제품 ‘갤러리’는 단 한 번의 혈액검사로 50여종의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출시 후 현재까지 약 40만건의 검사가 이루어졌으며, 영국에서는 국립보건서비스(NHS)와 함께 대규모 임상시험도 진행 중입니다. 
 
갤러리 검사는 향후 암 치료의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췌장암, 난소암 등 표준화된 선별 검사가 없는 암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레일은 갤러리 검사를 내년 중 미 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신청할 계획입니다. 
 
삼성물산은 이번 투자로 한국에서 갤러리 검사를 독점 유통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고, 향후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도 그레일과 협력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그레일의 기술력과 축적된 유전자 기반 암 조기진단 데이터를 삼성 헬스 플랫폼과 연계해 활용하는 전략적 협력을 모색할 방침입니다. 
 
삼성전자는 잇달아 헬스케어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진행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분야 강화를 위해 미국 DNA 분석 장비 기업인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지난 7월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Xealth)’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특히 AI와 접목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건강을 돌보는 웰니스와 의료분야 헬스케어를 연결해 개인별로 맞춤형 디지털 헬스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2월 사법 리스크를 벗어난 이후, 삼성전자의 M&A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주식 매입 권리(콜옵션)를 행사하고 최대 지분을 확보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이어 AI(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메드텍(소니오), 오디오·전장(룬,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AI 데이터센터 공조(플랙트) 등을 추가로 인수했습니다. 
 
향후 삼성전자는 AI, 로봇, 차세대 이동통신,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중심으로 추가 M&A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AI, 헬스케어, 로봇 같은 분야는 성장세가 높은 미래 먹거리인 만큼 사업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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