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 “마지막 종착역은 김건희…책임져야”
전성배, 김건희 재판서 '김씨에 통일교 금품 전달' 인정
전씨 “윤영호에 들은 UN 사무국 등 통일교 현안도 전달”
법정서 김건희-윤영호 녹취 공개…김씨 “신경써줘 감사”
2025-10-25 10:32:37 2025-10-25 10:32:37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4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받은 샤넬백 2개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김건희씨에게 전달했다고 법정 증언했습니다. 전씨는 “(통일교 의혹의) 마지막 종착역은 김건희 ”라며 “김씨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 8월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진행된 김씨의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전씨가 연루된 김씨의 혐의는 통일교 청탁 의혹입니다. 김씨는 전씨와 공모해 대통령 등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에 관해 청탁 또는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2022년 4~7월 윤영호 전 본부장으로부터 3번에 걸쳐 8293만원 상당의 샤넬백 2개, 다이아몬드 목걸이, 천수산 농축액 등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습니다. 특검은 전씨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금품과 청탁을 받아 김씨에게 전달한 인물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전씨는 김씨에게 금품을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전씨는 윤 전 본부장에게 받은 금품들을 자신의 처남 김모씨, 김건희씨 측 유경옥 전 대통령실 부속실 행정관을 통해 김건희씨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씨가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어떻게 아느냐”는 특검 질문에 전씨는 “(김씨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법정에선 김씨가 2022년 7월5일 두 번째 샤넬백을 받고 윤 전 본부장에게 전화를 한 녹취파일이 재생되기도 했습니다. 녹취파일에서 김씨는 윤 전 본부장에게 “여러 모로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님이 드신다는 인삼가루 먹고 있는데 도움이 되는지 좋더라”, “늘 그랬던 것처럼 힘이 돼주시면 저희가 여러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전씨는 수사과정에선 통일교로부터 받은 금품들을 분실해 김씨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되자 금품을 김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전씨는 “(금품을 분실했다고) 수사과정에서 거짓말했느냐”는 특검 질문에 “네”라고 답했습니다. “피고인(김건희씨)이 거짓말해달라고 부탁했느냐”는 특검 질문엔 “제 재판에서 말하겠다”고 답변을 피했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 8월21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전씨는 통일교 측 금품을 ‘단순 선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씨는 “(2022년 4월7일) 처음으로 (윤 전 본부장이) 샤넬백 하나 줄 때는 윤석열씨가 대통령 당선됐으니 단순한 선물로 생각했다”며 “윤 전 본부장는 단 한 번도 그렇게(청탁 대가) 준 적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씨는 윤 전 본부장이 김씨와 통일교 현안을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에게 들은 통일부 현안을 김씨에게 전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전씨는 “(윤 전 본부장에게 들은) 국제연합(UN) 5사무국 유치 이야기는 피고인에게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전씨는 “윤 전 본부장이 국가정책을 이야기하는 건 증인과 피고인을 통해 정부 측 인사에게 말해달라는 거 아니냐”고 특검이 묻자 “피고인이 성격적으로 잘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전씨는 이어 “제가 (김씨) 성격을 아는데, ‘쿠사리(면박) 먹을 일을 왜 하느냐’(라고 김씨가 평소에도 말해서) 쿠사리 먹을 이야기는 가려서 안 한다”며 “(저랑 윤 전 본부장) 둘이서 한탄하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습니다. 
 
전씨는 윤석열정부 들어 오히려 윤석열씨와 관계가 끊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씨는 “2022년 1월1일 윤석열 후보와 사진이 찍히면서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고 노이로제 걸려서 아예 집을 나와 4년 동안 바깥 생활 했다”며 “제 핸드폰 포렌식해서 알겠지만 윤석열씨가 대통령 당선되고 윤석열 핸드폰 수신 거부 해놨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건희씨 측은 특검이 전씨에게 강압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전씨는 “(혐의 외) 다른 내용으로 (특검이) 압박한 경우는 없었다”며 “마지막 종착역은 어차피 김건희씨다. 그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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