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3분기 매출↑ 이익↓…관세에 줄어든 실속
역대 최대 매출에도 이익 급감
3분기 관세 부담만 3조원 이상
“낮아진 관세 효과는 내년부터”
2025-10-31 15:51:57 2025-10-31 16:27:49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올 3분기(7~9월) 나란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미국발 관세 여파로 이익은 크게 줄었습니다. 현대차는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103만대를 넘겼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쳤고, 기아 역시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에 부과된 25% 관세가 3분기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것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기아는 31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9.2% 하락한 1조46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28조686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역대 3분기 기준 최대지만, 이익은 쪼그라들었습니다. 기아 측은 “미국 관세 영향 본격화 및 글로벌 인센티브 증가, 기말환율 급등에 따른 충당부채의 평가손 등으로 손익이 둔화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9.2% 하락한 2조5373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두 회사 모두 수익성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하며 실적 후퇴를 맞았습니다. 미국의 25% 고율 관세가 직격탄으로 작용한 탓입니다. 기아와 현대차가 3분기에 부담한 관세 비용은 각각 1조2340억원, 1조8000억원입니다. 지난 4월부터 모든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결과입니다.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의 경우 대당 1000만원 이상의 관세가 붙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다만, 관세 부담은 4분기(10~12월) 이후 완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2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 양국이 자동차·부품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협상에 최종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인하 내용은 오는 12월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며, 소급 적용은 오는 11월1일이 유력합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전무)은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관세 영향은 3분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기존 재고 물량에는 25% 관세가 적용돼 실제 부담 완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고,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4분기에도 관세와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주요 리스크로 작용하겠지만,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중심의 성장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기아는 국내에서는 고수익 경형 레저용 차량(RV) 중심의 견조한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기아 최초의 픽업트럭 타스만을 통해 신규 세그먼트에 안착하는 한편 EV5, PV5 등 신차의 모멘텀을 활용해 친환경차 비중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유럽에서는 EV3 판매 호조를 이어가면서 EV4, EV5, PV5를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동화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 강화해 나갈 예정이며, 인도에서는 시로스의 신차 모멘텀 지속과 더불어 셀토스 완전 변경 모델을 선보이고 신규 딜러를 지속 확대해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김 본부장은 “하반기 미국 수요는 예상보다 견조하며 하이브리드차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유럽에서는 EV4, EV5, PV5 고 인도와 내년 초 EV2 출시로 시장 전환 흐름에 맞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현대자동차 스마트카 데모와 출시 관련해 김 본부장은 “스마트카는 내년 5~6월 데모를 공개한 뒤 2028년부터 판매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고 했습니다. 현대차는 오는 2026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6’에서 로보틱스 기술 진전을 공유하고 5월에는 스마트카 데모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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