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창사 첫 파업…유통업계 '불씨 확대' 긴장
임금 협상 중인 기업들도 주목…오리온 노·사, 추가 협상 예정
2026-06-02 15:31:40 2026-06-02 15:52:19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오리온 유통 부문 노동조합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합니다.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로, 유통업계 '첫 파업'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 유통·식품업계 전반에서 노사 갈등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 파업이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사진=연합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영업직 노동조합은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부분 파업에 돌입합니다. 앞서 민주노총 화섬식품(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 노동조합 오리온지회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4.5%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습니다. 노조는 오리온의 실적 대비 보상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며 파업을 결정했습니다. 올해 교섭대표 노조가 변경된 이후 진행된 첫 교섭에서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노조는 오전 근무만 진행한 뒤 오후 근로는 거부할 방침입니다. 현재 노조 측은 △기본급 7.5% 인상 △수당 비율 개선 △현장 직무 보상 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3.5% 인상안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리온은 최대주주인 오리온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배당이 확대될 경우 오너 일가에게 상당한 규모의 배당금이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오리온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약 43.8%입니다.
 
서울 소재 대형마트에서 오리온 초코파이가 판매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식품업계 "K-푸드 성장에 부정적"
 
오리온은 지난 2월 이사회 개최 당시 주당 배당금을 2500원에서 3500원으로 40% 인상한 바 있습니다. 오리온홀딩스도 800원에서 1100원으로 상향했습니다. 그룹 전체 배당 규모는 2046억원(세전 기준)으로 전년 대비 577억원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528억원은 오너 일가에게 돌아갔습니다. 오리온의 2025년 매출은 3조3324억원, 영업이익은 558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9304억원, 영업이익 165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습니다. 
 
사측과 노조는 오는 10일 추가 교섭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협상이 결렬되면 파업 장기화는 물론, 슈퍼마켓 등 일부 오프라인 유통 채널 제품 납품과 매장 관리에 일부 차질이 빚어질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오리온을 시작으로 파업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주요 식품기업들은 해외 사업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습니다. 현재 농심과 삼양식품 역시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식품업계 전반으로 노사 갈등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오리온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성실히 교섭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부진 등으로 식품업계의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 장기화는 기업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식품업계는 1분기까지는 비교적 실적을 방어했지만 중동 전쟁 여파로 나프타와 포장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2분기부터는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시기에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경우 기업 경쟁력은 물론 K-푸드 성장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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