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차기작인 갤럭시S26에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600’ 탑재를 준비하는 가운데, 퀄컴의 스냅드래곤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호평받은 갤럭시S25와 갤럭시Z 폴드7이 모두 스냅드래곤 기반으로 성능을 개선해 판매 호조를 이끌어 낸 만큼, 비용 절감을 위해 엑시노스의 도입이 필요한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입니다.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S26 시리즈의 플래그십 제품에 탑재할 AP를 두고 삼성전자 측은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S26의 경우 AP 평가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내년 플래그십 라인업에 대한 확정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가 저울질하는 대상은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모바일경험(MX) 부문의 실적 개선을 이끈 갤럭시S25와 갤럭시Z 폴드7에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반면, 같은 시리즈의 플립7에는 최초로 엑시노스를 도입했습니다. 
 
이중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제품들이 특히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갤럭시S25 시리즈는 출시 이후 7개월간 2561만대 판매돼 전 시리즈인 갤럭시S24 제품군(2340만대)보다 같은 기간 221만대 더 팔렸고, 7월 말 출시된 갤럭시Z 시리즈는 8월 말까지 총 307만대가 팔렸습니다. 
 
특히 폴드7과 플립7 판매 추이가 주목됐습니다. 각각 187만대, 90만대가 판매되며, 전작인 폴드6(103만대)·플립6(148만대)와는 판매 비중이 역전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삼성전자의 역대 폴더블 시리즈 중 폴드 모델이 플립 모델보다 판매 우위에 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스냅드래곤 탑재가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제품 전반에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해 호평받은 가운데,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는 AP의 중요성도 부각됐습니다. 갤럭시S25와 Z 폴드7의 높은 완성도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의 기여도가 컸다는 것입니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사진=퀄컴)
 
 
 
 
스냅드래곤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역시 높은 실정입니다. 해외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어떤 버전의 갤럭시 S26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4일 기준 전체 477명 중 67.09%가 ‘스냅드래곤 탑재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엑시노스 기반’ 모델을 고른 응답자는 9.85%에 그쳤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엑시노스 탑재가 필수적인 삼성전자로서는 고민스런 지점입니다. 앞서 엑시노스 2200은 발열 이슈로, 2500은 성능 부진으로 갤럭시 제품군에 적용되지 못했고, 그 여파로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가 최근까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부진을 겪은 바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AP 중에서도 최상위 제품으로 꼽히는 스냅드래곤의 비싼 판매 단가는 큰 부담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모바일 AP 구입 비용은 7조7899억원에 육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실적을 위해서라도 엑시노스의 성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엑시노스의 실적은 삼성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의 수익으로도 이어진다”며 “나아가 모바일에서도 단가를 인하할 수 있어 좋은데, 지금껏 당연히 해야 하는 걸 못 하고 있던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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