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방산 수혜 vs 경영 리스크…명암 갈리는 재계 신용도
SK하이닉스·LIG넥스원은 신용도 상향
석유·화학·건설 신용등급 줄하향 우려
2025-11-11 15:44:01 2025-11-11 15:57:26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신용평가사의 하반기 정기평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 계열사별 신용도는 뚜렷한 명암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룹 지주사의 지원 프리미엄으로 계열사 신용도가 지켜졌다면, 이제는 계열사 실적이 지주사 신용도를 좌우하는 등 업황에 따른 실적 가시성이 핵심 평가 요소로 자리 잡은 모습입니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을지로 마천루. (사진=뉴시스)
 
11일 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등급 변동(전망·수시 포함)이 이뤄진 기업은 모두 24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신용등급이나 신용전망이 오른 곳은 14곳이며 하향 조정된 것으로 10곳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용평가사들은 인공지능(AI)과 방산·인프라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에 대해 신용등급을 잇달아 올리며 신뢰를 보였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한국신용평가(KIS)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KR) 모두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 등급에서 AA(긍정적)으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습니다. 
 
반도체 시장이 AI패러다임 전환과 메모리 수요 증가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은 데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의 경쟁력과 서버향 제품 출하 확대로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둔 SK스퀘어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LIG넥스원의 경우 방산 부문 수주 확대와 대규모 투자에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인정받아 AA(안정적) 등급으로 올랐고 지주사인 LIG의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했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반면 업황 부진 장기화로 그룹 지주사의 계열 지원 프리미엄은 약화된 모습입니다. 특히 경영권 분쟁이 있거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줄하향도 예고되는 상황입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고려아연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등급 낮췄습니다.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차입 규모가 늘어난 점이 신용도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석유·화학, 건설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향 우려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올해 들어 신용등급 ‘하향 검토’를 받고 있는 기업은 △LG화학(신용등급 AA+) △SK지오센트릭(AA-) △여천NCC1(A-) △SK어드밴스드(BBB+) △효성화학(BBB) 등 석유화학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롯데건설(A), 현대엔지니어링(AA-), 동원건설산업(BBB-)등의 신용도가 하향 조정됐습니다. 
 
신용등급 ‘부정적’ 또는 ‘하향 검토’는 3~6개월 이내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됩니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이 통상 11월 기업의 신용 상태를 재평가해 등급을 조정하는 하반기 평정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신용도 하락 우려가 존재하는 실정입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철강, 가전, 2차전지, 건설, 유통업종 등은 관세부담과 중국 산업 경쟁력 상승, 내수 부진 등으로 실적 저하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회사채는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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