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정책금융연구소, 기후·에너지 '돈맥경화' 해법 법정기금서 찾는다
"기후·에너지 법정기금, 국가 성장 플랫폼으로 재설계해야"
국민성장펀드 연계 'BDC 특화 모펀드' 조성·경기성장펀드 제안 나와
2025-12-09 16:41:33 2025-12-09 17:52:53
[뉴스토마토 오승주 기자] 국회가 기후·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법정기금의 미래 역할을 재설계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법정기금을 단순한 재정 지원 수단이 아닌 국가 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시대, 법정기금의 역할'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박정·이학영·유동수·강득구·김주영·민병덕·김태선·박지혜·박해철·이병진·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난 4월과 9월에 이은 세 번째 법정기금 관련 토론회입니다. 특히 박정 의원이 기획한 '경기도민 부자 되세요!' 연속 토론회의 첫 번째 행사로 주목받았습니다.
 
이날 현장에는 박정·김태년·김주영·이병진·박지혜·민병덕 의원을 비롯해 정책금융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후대응기금과 전력산업기반기금의 효율적 운용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습니다. 
 
박정 의원은 "기후·에너지 분야는 중장기 정책금융의 방향을 본격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대규모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뒷받침할 법정기금의 효율적 운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기후·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이 적기에 자금을 확보하고, 혁신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도록 기금 구조를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태년 의원은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 전략"이라며 "기술 개발부터 성장, 확장 단계마다 각기 다른 유형의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의 기금 운용 체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금이 단순히 재원 조달을 넘어 국가 전략을 실행하는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성장펀드 연계 '기후·에너지 BDC 모펀드' 제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시대, 법정기금의 역할' 토론회에서 박정 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정 의원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유석현 법무법인 미션 변호사는 기후·에너지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성장펀드의 핵심인 첨단전략산업기금과 연계한 '기후·에너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특화 모펀드' 조성을 제안했습니다.
 
유 변호사는 "국민성장펀드 산하에 특화 모펀드를 조성해 민간 운용사가 운용하는 다수의 기후·에너지 전문 BDC에 앵커 LP로 참여하도록 설계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해상풍력, 태양광, 전력,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BDC의 출범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개인투자자 참여 유도를 위한 세제 혜택, BDC 투자기업의 성장 지원을 위한 규제 합리화, 민간 주도의 자율성과 전문성 보장 등을 함께 주문했습니다. 유 변호사는 "한국형 BDC는 정책금융의 재정적 한계와 민간 모험자본 시장의 구조적 문제, 특히 일반 국민의 참여가 배제됐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하는 혁신적인 정책금융 모델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경기도민 참여형 '경기성장펀드' 설계 필요
 
장상익 K-정책금융연구소 부소장은 두 번째 발제에서 '경기도민 참여를 위한 경기성장펀드(가칭)'를 제안했습니다. 수도권 전력 수급 불균형과 주민 수용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이 참여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장 부소장은 "벤처기업들은 금융비용 부담 완화와 민간 투자 활성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는다"며 "일반 도민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공모 펀드를 활성화해 그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경기도는 펀드 조성의 마중물 역할과 안정성을 담당하고, 민간은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기술 기반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어진 종합토론은 황재훈 K-정책금융연구소 부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습니다. 토론자로는 이지선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정책과 서기관, 조용길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산업정책과 팀장, 백원길 한전KDN AI지능형전력망TF 팀장, 이동경 스페이스에프 연구소장,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이사가 참여했습니다. 
 
이지선 서기관은 "기후대응기금은 산업 생태계를 탄탄하게 조성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탈탄소 전환을 위한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현재 재원 추계가 충분치 않다는 인식이 있는데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 성장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정 의원은 "오늘 논의를 통해 우리 법정기금이 미래 전략산업을 키우는 국가 성장 플랫폼으로 다시 설계되고 기후·에너지 혁신을 이끌 실질적 해법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시대, 법정기금의 역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정 의원실)
 
오승주 기자 sj.o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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