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상법 개정은 속도전, 배임죄는 지연” 볼멘소리
경제8단체, “3차 상법 합리적 개정해야”
비자발적 취득 자사주 소각 면제 요청 등
“배임죄 진전 없어…상법보다 먼저 개선”
2026-01-20 14:06:13 2026-01-20 14:33:2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정부와 국회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재계가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3차 상법까지 개정되면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기에 합리적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상법은 1~2차 개정에 이어 3차까지 속도전을 하고 있는 반면, 약속한 배임죄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비판하며 상법 개정에 앞서 이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2차 상법 개정)이 통과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8단체는 203차 상법 개정과 관련해 입법 취지에 부합하면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도록 합리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단체는 먼저 이번 개정안 입법 취지가 회사 재산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특정 주주에 유리하게 임의로 활용하는 행위 방지인 만큼, 합병 등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해당 사항이 없기에 입법 취지와 결을 맞춘다면 소각 의무를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비자발적 취득 자기주식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향후 석유화학 등 구조 개편이 필요한 산업에서 인수합병(M&A) 중 취득한 자기주식을 반드시 소각해야 한다면 사업 재편 속도가 늦어지고 격변기 산업경쟁력 저하도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또 특정 목적 취득 자기주식도 처분 과정에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면 처분 절차 시 주주총회 결의를 받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입니다.
 
이들 단체는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할 경우 감자 절차(주주총회 결의, 채권자 보호 절차 등)를 면제줄 것도 요청했습니다. 합병 등 특정 목적 자기주식의 경우 소각 시 감자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채권자의 대규모 상환 요구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주총 특별 결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법 위반 상태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감자 절차를 면제하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소각할 수 있게 입법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기업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자기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보유·처분하는 경우 보유 처분 계획을 매년 주총에서 승인받아야 하는 개정안을 따르면 경영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는 만큼 계획에 변동 사항이 없는 경우는 3년에 1번으로 승인 기간을 확대하자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아울러 기존 자기주식은 6개월의 소각 유예기간을 두고 이후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하는 규정과 관련해 막대한 기존 자기주식 규모를 고려해 유예기간을 1년으로 늘리고 2년 내에 소각뿐 아니라 처분도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입법과 관련한 불만도 쏟아냈습니다. 국회가 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1차 상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경영 판단에 대한 과도한 형사책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배임죄 제도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않은 반면, 상법은 3차 개정까지 속도전을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하청 노조가 원청 사업주 대상으로 교섭할 수 있는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과 집중투표제 의무화·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을 담은 2차 상법이 각각 올해 3월과 9월에 시행될 예정인 데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3차 상법 개정까지 기업 경영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지만, 이를 완충할 배임죄 제도 개선은 지연되고 있어 기업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제단체들은 배임죄 개선이 늦어지면서 기업들은 경영상 의사결정을 유보하거나 기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 활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3차 상법 개정에 앞서 경영 판단 원칙 명문화 등 배임죄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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