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햇빛·바람 연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의 방향과 속도에 대하여
2026-04-06 15:43:40 2026-04-06 16:27:17
국책사업 갈등관리 성공과 실패 사례
 
노무현정부 시절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업도 그랬고, 제주 해군기지 사업도 그랬듯이 정부가 직접 나서서 주민 정서를 헤아리는 꾸준한 대화를 이어가고 적정한 보상과 향후 주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한 보증을 해줌으로써 결국 사업을 완수할 수 있었다. 이는 사업 주체인 한국전력이 나서서 주도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함부로 명분도 없이 민간기업을 끌어들이면 좋은 방안이 나올 것 같이 생각하는 것은 옛날 '부안 방폐장' 사태의 악몽을 되살리게 한다. 이명박정부에서 주민들을 낮잡아 보고 몰아부쳐서 빚어진 '밀양 송전탑' 사태도 국책사업 갈등관리를 대단히 잘못해서 빚어진 유사한 사건이었다. 관(官)의 고압적 태도와 그에 대한 반발심을 가진 직업형 선동꾼과 이념형 활동가들이 한 패가 되어 주민들을 혹세무민하여 사태를 선점함으로써 일파만파가 되었다.
 
외부 세력의 차단과 주민 중심의 진정성 있는 대화가 제1원칙임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갈등을 회피하기 위하여 검증되지 않은 제3자를 기용하는 것은 더 큰 화를 부르는 하지하책일 뿐이다.
 
더불어 송전망이 지나가는 지방자치단체에 별도의 두터운 지원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예를 들면 '평택 미군기지 이전 지원 특별법'을 만들어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예외 조항까지 두고 130만평의 공장 물량을 주는 등 많은 혜택을 줬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삼성의 대단위 반도체 공장이 건설되고 있고, 평택항이 인천항보다 컨테이너 물량이 더 많은 현상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사이 평택시 인구 역시 현저히 늘었다. 제주해군기지 역시 민군 복합형 관광 미항으로 설계하여 관광자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어 주민들의 일자리와 소득 창출의 거점이 되고 있다.
 
반면, 실패한 사례는 '부안 방폐장' 사태였다. 민간의 홍보업체를 끌어들여 줄창 탁상공론만 늘어놓더니 정작 현장에서는 그들이 혹세무민의 주범으로 부안 주민들을 역으로 폭도로 몰아갔다. 그리하여 부안은 포기하고, 한참 뒤 '범정부 추진단'을 설치해 방폐장 후보지를 경주로 재지정했다. 경주시와 주민들을 상대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끊임없이 전개하여 1년 반 만에 타결한 것이었다. 사족이지만 20년 지난 요즘 부안 사람들을 만나보면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2월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벌써 집권 1년이 다 됐다! 대통령 아젠다조차 계속 준비만…
 
'백척간두 진일보', '태산명동서일필', '담론 풍성 정책 고갈', '걱정스럽고 두렵기도 하다'…. 내가 자주 쓰는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주민 갈등이 예상되는 국책사업은 '햇빛과 바람 발전 송전망'이 대표적일 것 같다. 그래서 '대통령 아젠다, 모두의 성장 프로젝트 제1호'라고 네이밍하는 것이 적합한 것 같다.
 
꼼지락꼼지락 하지 말고, 따로따로 놀지 말고 대통령 직속의 '햇빛과 바람 연금 추진단'을 만들고 전력망 특별법에 명시된 총리실 소속 전력망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국책사업 주민 갈등 해소 기구를 꾸려야 할 것이다. 과거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업은 대통령비서실장이 추진단장이었고 전담 비서관이 총리실을 비롯해 관련 부처청과 검찰·경찰·국정원 등을 통솔했었다.
 
돈은 민간 대기업에서 조달?
 
"한전 채무 206조원, 하루 이자만 123억원, 재생에너지 고속도로 112조원, 산업용 전기세 80% 인상…."
 
이렇게 상황이 어려우니까 "기업들을 민간투자사업(BT)으로 끌어들여 주민 갈등도 그들이 책임지고 관련 비용과 송전망 설치비를 합친 대금 지급은 전기세를 받아서 할부로 갚겠다." 이런 요지로 최근 몇몇 의원들이 입법 발의를 한 모양이다. 청부 입법 등 많은 의문이 있으나 이는 후에 따져보기로 하고 무엇보다 사업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 제기에 답하기 바란다.
 
'전기세 할인 선납제, 국민참여형펀드'는 광고용 애드벌룬이고(국민참여펀드는 무려 6차례의 대통령 공개 지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일은 고관대작들이 물밑에서 내통한 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뭐라고 대꾸하겠는가?
 
정리하자면…
 
'국민성장전략 5대 대전환' 대통령 국정 기조에 입각해서 목표는 △'전기세 할인 선납제 및 국민참여형펀드'의 내실 있는 수행 △'주민 수용성' 관련 원만한 갈등 조정으로 설정한다.
 
이를 위해 대통령 비서실장이 위원장이 되는 관계 부처청 및 해당 지자체가 결속하는 컨트롤타워 추진 단위를 둔다. 지금쯤 주민 갈등 과제는 합의가 끝나고, 동시다발적으로 삽을 뜨고, 진행 상황 관리를 또박또박 할 때인데… 늦었지만 '평면에서 입체로, 조각에서 통합으로, 선택과 집중으로 업무 구조의 고도화'를 해야 할 시점이다.
 
 
정재호 뉴스토마토 고문·K-정책금융연구소 소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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