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은행 인가' 군불 떼는 정치권
2026-04-06 15:03:57 2026-04-06 17:02:58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정치권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다시 군불을 때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컨소시엄들이 대거 탈락한 이후 금융당국이 후속 일정을 내놓지 않아 기대감이 낮아진 상태였는데요. 최근 포용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추가 인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기존 심사 기준을 유연하게 개선하고 금융시장 구조 변화를 반영해 인가를 재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4인뱅 재추진 인가 구조부터 다시"
 
민주당 민병덕·이정문의원과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6일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를 주제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에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AI와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모델(CSS)을 바탕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특화 은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송민택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카카오뱅크(323410)·케이뱅크·토스뱅크 등 기존 인뱅 3사의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금융 공급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제4인뱅 재추진을 주장했습니다. 송 교수는 "인뱅 3사 소호(소상공인·개인사업자) 특화 금융 서비스와 신용평가 체계가 초기 단계"라며 "소상공인 특성상 차주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를 위해 높은 대출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도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송 교수는 기존 금융당국의 제4인뱅 심사 기준의 모호함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향후 인가 체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자본력 기준 불명확성 △정책 예측 가능성 훼손 △재추진 로드맵 미흡 등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송 교수는 "기준상 법정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이를 크게 넘겨도 별다른 기준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금융위는 2023년 제4인뱅 컨소시엄 진입 허용을 발표한 뒤 26개월이 지난 지난해 9월에야 심사를 진행했다"면서 "준비하고 있던 컨소시엄 입장에서는 상당한 매몰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재진입도 불투명"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송 교수는 제4인뱅 재추진 시 '조건과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최소 자본금 기준을 사전에 명확하하고 심사 기준을 정량화해야 한다"면서 "가계대출 중심 구조에서 소호 금융 구조로 특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고 인가 절차에 대해서도 중장기적 로드맵을 만드는 등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토론에서 "현행 인가 기준에 대해서 ‘초기 법정 자본금’과 ‘전통적 은행업 기준’에 치우쳐 있다"면서 "초기 자본금 중심 평가에 대한 배점을 다소 낮추고, 소상공인 특화 CSS의 기술적 타당성과 영업 확장에 따른 단계적 자본 확충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도록 인가 제도를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금융당국 예비인가 전원 탈락 이후 동력을 잃었던 제4인뱅 재추진 논의가 국회를 중심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 토톤회 참석자 기념 촬영. (사진=뉴스토마토)
 
"소상공인 데이터 신용평가에 반영"
 
지난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이인묵 한국신용데이터 이사는 소상공인에게 대출을 심사할 때 적용하는 신용평가 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존 시중은행 및 인뱅이 소상공인 평가 시 개인 신용등급과 담보 중심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업 역량 △매출 추이 △계절성 △고객 재방문율 등 사업 고유 데이터를 심사 과정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이 이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배드뱅크 설립 등 정책 공약은 모두 위기 상태의 소상공인을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한 금융 인프라로 제4인뱅이 기능해야 한다"면서 "소상공인에게 맞는 금융 서비스는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와 사업 생애주기 맞춤형 상품, 결제·정산·예금 통합 플랫폼을 통해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형채 충청북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금융 현장에서는 여전히 소상공인이 독자적 금융 주체로 평가받기보다 지원 또는 관리의 대상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회장은 "실제 현장에는 카드 매출과 계좌 입출금 흐름, 세금 납부 이력 등 다양한 정보가 축적돼 있지만 이러한 정보는 현재 금융 시스템 안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제4인뱅은 소상공인 현실을 반영한 비재무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식으로 설립돼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금융위 "재추진 시 다양한 의견 수렴"
 
금융당국은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제4인뱅 인가 무산은 계획 미흡에 대한 것이 아닌 건전성 리스크 대비 등에 대한 내용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재추진 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종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금융산업으로 어떤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지 어떤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지 신중하게 고려해 추진해야 할 문제"라며 "컨소시엄 인가를 받지 못했던 건 계획이 미흡했다기보다는 초기 자본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건전성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는지가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시 인가를 하게 된다면 재4인뱅이 금융서비스에 미칠 영향은 어떨지 생각해 보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금융위와 같이 협의해 다시 인가를 추진하게 된다면 여러 의견을 들어 추진해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성빈 금융위 은행과 사무관은 "금융 소외계층울 위한 제4인뱅 재추진에 대한 검토에 있어 자금 공급 상황, 은행업을 영위하기 위해 적합한 사업자가 진입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포용적 가치에 대해 충분히 부응하고 있는지, 개인사업자와 제도적인 어려움은 없는지 등 요인에 대해서도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제4인뱅 인가 무산은 계획 미흡에 대한 것이 아닌 건전성 리스크 대비 등에 대한 내용이 부족했기 때문이며, 재추진 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전했다. 사진은 금융위원회 전경.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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