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내수 성장 한계에 직면한 라면 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경쟁 심화 속에서 수익성 확보를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인데요. 라면 '빅3'로 불리는 농심·오뚜기·삼양식품이 일제히 글로벌 시장을 새로운 공략지로 삼으며 맞붙을 전망입니다.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소비자가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오는 6월까지 러시아 법인 설립을 마칠 계획입니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 유럽 법인 설립 이후 약 1년3개월 만으로, 러시아를 거점으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을 포함한 유라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농심은 이를 통해 유라시아를 넘어 동아시아까지 영업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북미와 중국에 이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셈입니다. 농심은 미국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해왔습니다. 2030년까지 매출 15억달러(약 2조2219억원)를 달성해 현지 라면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심의 미국 법인은 북미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아메리카와 미국 법인 농심USA 등이 있습니다. 농심 오너 3세인 신상열 부사장은 농심홀딩스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로서 미국·캐나다 법인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오뚜기도 해외시장 공략에 사활을 거는 모습입니다. 오뚜기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7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감소했습니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수익성이 둔화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1%로 비교적 낮은 수준입니다. 다만 해외 사업은 전년 대비 13.4% 성장했습니다. 오뚜기는 미국·중국·동남아를 거점으로 라면과 소스, 간편식 수출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울 한 대형마트 삼양식품 라면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성장 한계·내수 침체…새 성장 동력 '절실'
미국에는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지주사) △오뚜기아메리카(운영법인) △오뚜기푸즈아메리카(생산법인) 등이 있습니다. 김재우 대표가 미국 법인 지주사 수장으로 선임되며 해외 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현지 생산 공장을 건설하며 본격적인 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불닭 시리즈로 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삼양은 글로벌 시장에서 2025년 매출 2조3518억원, 영업이익 523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52.1% 증가한 수치입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며 영업이익률은 20%를 상회했습니다. 삼양은 남미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삼양아메리카 전담팀 신설을 통해 브라질과 멕시코 등 판촉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라면 업계가 글로벌 시장으로 무대를 옮기는 이유는 내수 성장 한계와 시장 침체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주요 배경으로 꼽힙니다. 아울러 내수시장 침체로 국내 라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해외시장은 현지 맞춤형 제품과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국내보다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최근 라면 가격 인하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사업 부진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은 해외시장을 꾸준히 개척해 왔고, 현지법인과 공장 설립 등을 통해 기반을 다져왔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최근 내수 경기 둔화와 인구 감소 등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전반적인 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외가 새로운 성장 돌파구로 부각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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