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 중화통신)이란전, 보이지 않는 손 '중국'
트럼프 "중국 관여했다 들어"…왕이, 관련국 외무장관과 26차례 통화
중국·파키스탄, '5대 이니셔티브' 제안
왕이, 6년7개월만 북한 방문…대만 국민당 주석, 10년만에 방중
2026-04-09 16:21:10 2026-04-09 16:39:37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한을 90여분 앞두고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의 중재안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2주간 한시적 휴전에 동의한 양국은 추가 협상을 위해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들의 휴전 약속은 이스라엘의 계속된 레바논 공습으로 하루 만에 흔들려 종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에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의 시선이 모아진 곳이 있으니, 바로 중국입니다. 중재국으로 나선 파키스탄의 막후에 중국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중국이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습니다. 
 
사실, 미국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부터 중국과 러시아가 중재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무력 충돌을 즉시 멈추고 평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반복하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왔는데요.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이 포착된 것은 이란 전쟁이 한 달을 넘어가는 시점인 지난달 말이었습니다. 
 
4월1일 중국 <환구시보> 지면 1면 이미지. (사진=환구시보 지면 PDF 캡처)
 
중국·파키스탄, 중재안 앞서 '5대 이니셔티브' 발표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서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회담을 가졌습니다. 다르 장관은 중국을 방문하기 앞서서는 터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 나라의 외무장관과도 만남을 가졌는데요. 이러한 내용들을 토대로 중국과 파키스탄은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 △평화 협상의 조속한 개시 △비군사적 목표의 안전 보장 △호르무즈 해협 선박 안전 보장 △UN 헌장 최우선 지위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5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습니다. 
 
이를 두고 파키스탄 매체에서는 "중국과 파키스탄은 전략적 동반자로, 미국과 이란의 이슬라마바드 회담 성사 과정에 줄곧 중국과 밀접한 소통을 이어왔다"고 전했는데요.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지난 1일의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 각국과 주요 국제기구들이 5대 이니셔티브에 호응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과 파키스탄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전쟁 종료에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 중재안에 전격 합의를 한 이후에는 중국의 물밑 작업이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오닝 대변인은 지난 8일 브리핑을 통해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은 줄곧 적극적으로 휴전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이 관련 국가 외무장관들과 26차례 통화를 했고, 중국 정부의 중동문제특사가 관련국들을 지속적으로 방문을 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것이 불법적 행동이었음을 부각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재정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왕이, 6년7개월 만 북한 방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의 의미 심장한 행보는 이뿐 아닌데요. 그중 하나는 왕이 외교부장이 북한 외무성의 초청을 받아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의 일정으로 방북길에 나서는 겁니다. 지난 2019년 9월 이후 6년7개월 만의 방문인데요. 
 
지난해 9월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며 감지된 북중 관계 개선 신호가 보다 명확해지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지난달 '북중우의교'를 통과하는 여객 열차가 6년 만에 운행을 재개하고 중국의 국영항공사 에어차이나가 6년 만에 평양으로 취항한 것도 그간 소원했던 양국 관계가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였습니다.
 
북한을 방문한 왕이 부장은 최선희 외무상과 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집니다. 한반도 정세와 북미 대화 관련 의제 등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에 앞선 북중 간 사전 조율의 성격이 짙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왕이 외교부장의 방북에 대해 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북한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밀접한 교류·협력을 확대해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길 원한다"고 논평했습니다. 
 
4월8일 중국 <환구시보> 지면 1면 이미지. 중앙에 게재된 사진이 정리원 대만 국민당 주석이 상하이 훙차오 공항에 도착한 모습이다. (사진=환구시보 지면 이미지 캡처)
 
정리원 대만 국민당 주석, 10년 만 '국공회담'
 
미중 정상회담을 대비한 중국의 또 다른 포석은 대만입니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정리원 주석이 지난 7일부터 엿새 동안 중국을 방문 중인데요. 국민당 주석의 방중은 지난 2016년 홍슈주 주석 이후 10년 만입니다. 
 
정 주석은 국민당 관계자 14명과 함께 7일 오후 1시경 중국 상하이항공 여객기를 타고 상하이 훙차오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고속철도를 타고 난징으로 이동한 정 주석 일행은 이튿날인 8일 난징에 위치한 쑨원의 묘역인 중산릉을 참배했습니다. 다시 상하이로 돌아온 정 주석은 9일 오후 베이징으로 떠났는데, 대만으로 돌아가는 12일 이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중국공산당 총서기)과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고, 양안 관계는 외교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도 "미국과 대만의 군사적 연결에 일관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미국과 대만 정부가 추진 중인 무기 판매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정상회담에서 논의 테이블에 오를 대만 이슈를 선점하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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