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증권사 실적이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장애인 고용은 여전히 법정 기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증권사는 의무고용 인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부족 인원은 수억 원대 부담금 납부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실적 증가와 달리 고용은 낮은 수준에 머물며 업계 내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증권사별로 보면 고용 격차가 뚜렷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기준 장애인 의무고용 인원 108명 가운데 실제 고용 인원이 53명에 그쳐 55명이 부족했습니다. 고용률은 1.51%로 법정 기준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키움증권은 2023년 고용률이 0.69%로 1%에도 못 미쳤고 2024년에도 12명의 미고용 인원이 발생했습니다. 2025년에도 고용률은 1.58%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삼성증권 역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22~24명 수준의 미고용 인원이 발생했고 고용률은 2.1~2.2% 수준에 그쳤습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2025년 장애인 고용 인원이 107명으로 의무고용 인원 95명을 초과했고 한국투자증권도 2024년 90명, 2025년 96명을 채용해 기준을 웃돌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일부 증권사의 고용률이 소폭 상승했지만 평균 수준은 여전히 2%대 머물며 뚜렷한 개선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부족 인원은 부담금으로 대체됐습니다. 장애인 고용 부담금은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기업에 대해 미달 인원에 비례해 부과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약 18억8000만원을 납부했고, 삼성증권은 약 11억1000만원을 냈습니다.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약 5억9000만원, 5억4000만원 수준의 부담금을 납부했습니다. 이처럼 상위 증권사들이 법정 기준을 채우지 못한 채 비용으로 의무를 대신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증권사들의 실적은 크게 늘었습니다.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는 23일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주요 증권사들이 순차적으로 실적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상위 5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지배주주 순이익은 2조8919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전년 동기 대비 105.2% 증가한 수치입니다. 3개월 전 전망치보다도 62.8% 늘었습니다. 매출은 4조4230억원, 영업이익은 3조736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8%, 10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하면서 거래대금이 늘고 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가한 영향입니다.
결국 수익은 크게 늘었지만 장애인 고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 셈입니다. 정부는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민간기업의 의무고용률을 단계적으로 상향할 계획입니다. 현재 3.1%인 의무고용률은 2027년 3.3%, 2029년 3.5%까지 확대될 예정입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권업에도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가 충분한 만큼 단순히 인력 부족을 이유로 채용을 미루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의무고용을 부담금으로 대신하는 방식이 반복되면 제도의 취지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교육과 채용을 연계해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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