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단체까지 번진 거래시간 연장…"외국인·기관 중심 재편 우려"
한투연 "정보 비대칭 심화, 거래시간 연장 반대"
정은보 이사장에 재검토 내용증명 발송, 국회청원도
거래소 "특정투자자 유리 구조 아냐" 정보격차 선긋기
2026-04-24 16:18:20 2026-04-24 16:18:20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 추진에 대한 반발이 증권업계를 넘어 소액주주 단체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절차적 정당성과 투자자 보호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보 비대칭 심화, 외국인·기관 중심의 시장 재편 우려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앞서 증권사와 증권 노조 역시 비용 부담과 전산·인력 대응 문제를 이유로 신중론에 힘을 실어왔습니다.
 
24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소액주주 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이달 초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거래시간 연장 계획 재검토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 거래소는 전날 4페이지 분량의 답변서를 보내왔습니다. 해당 내용증명에는 투자자 건강권 훼손과 정보 비대칭 심화에 대한 우려가 담겼습니다. 다만 거래소의 답변은 구체적 우려 해소 방안보다는 원론적 입장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투연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정보 비대칭 심화입니다. 거래시간이 늘어날수록 정보력과 자금력에서 앞서는 외국인·기관이 개인보다 훨씬 유리한 구조가 된다는 것입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미국이 한국의 낮인 밤 시간대에 주요 정보를 미리 알고 주가를 움직임으로써 위험은 줄이고 기회는 커지는 구조가 된다"며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바뀐 시장환경에 대처할 능력도 정보력도 없어 외국인·기관과의 격차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보 비대칭성 문제로 개인이 피해를 본다는 건 맞는 말"이라며 "효율적 시장일수록 정보 비대칭이 없는데 우리나라는 미국 등 선진시장보다 비대칭성이 큰 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단순히 거래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정보 비대칭이 심화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보다는 프로그램매매 등 구조적 요인이 개인 피해로 이어지는 경로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 비교 기준을 미국 중심이 아닌 한국과 유사한 구조인 아시아 주요 시장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진시장 모델을 따라가는 것이라면 왜 거래시간만 따라가느냐"며 "홍콩·일본·대만 등 우리와 시간대가 비슷한 아시아 주요 시장들은 24시간 연장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24시간 체제에서는 기업이 새벽에 기습 공시를 띄울 경우 수면 중인 개인이 대응할 수 없고,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 등 시장안정 장치의 심야 적용 여부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투연은 거래소의 답변 역시 핵심을 비껴갔다고 보고 있습니다. 거래소는 정보 비대칭 문제에 대해 "특정 투자자에게 유리한 제도 개선이 아니다"라고 원론적으로 답했고, 거래시간 연장이 개인투자자의 건강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도 "모든 투자는 투자자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습니다. 거래소는 또 거래시간 연장이 글로벌 유동성 확보 경쟁 차원이며, 해외 거래소들의 한국 투자자 유치 움직임을 근거로 불가피한 조치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한투연은 지난 2월6일 삼성전자(005930)·기아(000270)·한화오션(042660) 등 대형주 급락 사태를 거래시간 확대의 위험 사례로 제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개인의 비이성적 투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거래대금이 일정한 상황에서 거래시간만 늘어나면 유동성 파편화로 가격 변동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합니다.
 
1500만 개인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여론조사나 영향 분석 등 사전 절차 없이 추진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합니다. 단체 회원 설문에서는 84%가 반대 의사를 밝혔고,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도 이날 오후 3시25분 기준 9088명이 동의하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14일 프리·애프터마켓 시행을 앞두고 모의시장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23일 정의정 한국주식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가 한국거래소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한투연)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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