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저축은행 "포용금융 확대 위해 '핀셋 규제 완화' 필요"
2026-05-15 14:11:05 2026-05-15 14:11:05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에 상생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각종 건전성 규제가 서민금융 공급을 제약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카드사는 레버리지 규제에 가로막혀 중금리 대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저축은행은 최고금리 제한 등으로 중신용자 대출 공급에 애를 먹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포용금융에 한해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핀셋형'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최고금리 제한·레버리지 배율 규제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압박 기조 속에 난처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취약계층 지원과 중·저신용자 금융 공급 확대를 요구받고 있지만,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규제가 되레 자금 공급 확대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카드업계 대표적인 규제로는 레버리지 배율 규제가 꼽히고 있습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없어 회사채 발행 등에 의존하는 구조인데요.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규모를 제한하는 레버리지 규제가 사업 확장의 상한선처럼 작동하고 있습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은 8배로 제한되며 직전 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하면 규제 기준이 7배로 강화됩니다.
 
문제는 중금리 대출이나 카드론처럼 정책적으로 확대가 요구되는 상품일수록 레버리지 부담을 더 키운다는 점에 있습니다. 서민금융 공급을 늘릴수록 총자산 규모가 커지고 결국 규제 한도에 더 빠르게 도달하는 구조라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카드채 조달 비용 부담도 커졌습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비용과 자산 규제가 동시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카드사 레버리지 규제가 서민금융 공급의 병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고금리 상황에서 조달 비용 부담까지 커진 상황에서 중금리 대출 확대 요구만 이어질 경우 카드사 입장에서는 자산 증가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취지입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포용금융 성격의 자산에 대해서는 레버리지 배율 산정 시 일부 제외하는 방식의 탄력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저축은행업권 사정은 녹록지 않습니다. 저축은행들은 법정 최고금리 20% 제한과 중금리 대출 요건 등 이중 규제에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연체율 상승과 충당금 부담까지 겹치면서 위험 차주에 대한 대출을 유지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중금리 대출 공급은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 업계의 민간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전년 동기(2조7467억원) 대비 1조원 넘게 감소한 1조723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대출 건수 역시 18만652건에서 15만5129건으로 줄었고, 건당 평균 취급액도 1520만원에서 1111만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중금리 대출은 은행권 저금리 대출과 대부업 고금리 대출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저축은행은 연 16.51% 이하 금리로 취급한 대출에 대해 민간중금리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수록 수익성과 건전성 부담이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포용금융 한해 규제 완화해야"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규제 중심 체계 아래에서는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포용금융 확대가 현실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건전성 관리와 서민 지원이라는 정책 목표가 충돌하는 만큼, 포용금융 성격의 여신에 한해 별도 인센티브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방안은 중금리·서민금융 대출에 대해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 산정에서 일부 제외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현재처럼 모든 자산을 동일 기준으로 규제할 경우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큰 정책성 금융을 확대할 유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저축은행업권 역시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 성격의 대출에 대해선 별도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업권 특성상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아 연체 위험이 클 수밖에 없는데, 이를 일반 가계대출과 동일한 규제로 묶으면 결국 우량 차주 중심 영업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최근 일부 저축은행들은 지역 기반 동행금융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BNK저축은행 등 지방 저축은행들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대상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상생금융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규제 부담이 지속될 경우 이러한 지원 역시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와 연체율 관리 압박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현장에서는 자금 공급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높아 자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별도 인센티브 없이 공급 확대만 요구할 경우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전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서민금융 공급을 늘리라고 하면 현장에서는 사실상 상충되는 목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포용금융에 대해선 규제 적용의 일부 예외를 인정하는 인센티브 기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에 부착된 정책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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