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심의를 앞두고 배달앱 업계가 무료배달 확대와 각종 지원책 등 ‘상생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주들은 '정작 수수료 부담은 그대로'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핵심인 수수료 인하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면서 플랫폼들의 상생 경쟁이 보여주기식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공정위 심의 앞둔 쿠팡이츠…무료배달 승부수
쿠팡이츠는 이달 21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일반 회원(비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배달비를 전액 면제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초 배달앱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는 상생안의 일환으로 제시됐지만, 업계 반발이 이어지자 회사 측은 이를 '프로모션'으로 표현을 바꿨습니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배달앱 스티커가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번 무료배달 확대의 배경에는 공정위 제재 리스크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공정위는 현재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 행위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4월 동의의결을 신청했지만 공정위는 구체적인 상생 방안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같은 해 11월 절차를 중단했고, 이후 쿠팡이츠가 지난달 다시 동의의결을 신청하면서 심의 일정 조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규제 리스크를 늦추는 동시에 여름 성수기 점유율 경쟁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합회·한국외식업중앙회·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 5개 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전체 점주가 체감할 수 있는 상생안이 아니다"라고 반발했습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무료배달 시행 전후를 비교해도 플랫폼 수수료율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결국 점주 부담이 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구조"라고 꼬집었습니다.
상생 경쟁?…수수료 논의는 제자리
배달의민족도 전체 점포를 대상으로 배민상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6만원 상당의 현금성 쿠폰 지급 등 약 150억원 규모의 지원안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역시 실질적인 수수료 부담 완화보다는 마케팅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고 이사장은 "배민상회 쿠폰은 자영업자 입장에서 즉각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근본적으로는 수수료 구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배달앱 업계의 수수료 인하 논의는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진 분위기입니다.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수수료를 명시적으로 낮췄다가 이후 다시 올릴 경우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양사 모두 수수료 체계 자체를 건드리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배민과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강요 혐의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과징금 심의를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 사이 진행할 예정입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양사의 동의의결 신청이 사실상 제재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공정위에 불수용 결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고 이사장은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을 일반회원까지 확대한 건 지금은 한시적 이벤트라고 하지만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무료배달 경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집중도가 높아질 경우 결국 음식 가격과 소비자 부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