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답만 21개에 167분 회견…집권 2년차도 '찐소통'
1년 전 착용했던 흰 넥타이로 '초심' 강조
농담·웃음…격 없는 소통에 돋보인 노련함
2026-06-08 17:28:25 2026-06-08 17:37:11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가치는 '초심'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초심을 상징하는 흰 넥타이를 착용하고 167분간 21개 질문에 답하며 '찐 소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난감한 질문엔 농담을 곁들이는 등 노련한 소통 방식이 돋보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기자회견 자주 하고 싶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167분간 총 21개 질문에 답했습니다. 30일·100일·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취임 후 네 번째로 열린 공식 기자회견입니다. 애초 오전 10시부터 9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 대통령이 충분한 질의응답 시간을 약속하며 길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흰색 바탕에 하늘색 얇은 줄무늬가 입혀진 넥타이를 착용한 채 회견장에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8월 국민임명식에서 맸던 것과 같은 넥타이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와 함께 국민을 존중하고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회견은 민생경제, 외교·안보·국방, 사회·문화 등 총 3개 분야에서 이뤄졌습니다. 이 대통령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즉석에서 기자들을 지목해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전에 입맞춤 없이 즉문즉답으로 진행됐습니다.
 
6·3 지방선거 결과, 국정기조 등 자칫 난감할 수 있는 질문에는 농담으로 응수하며 장내 분위기를 끌어올렸습니다. 이 대통령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골프와 선거는 고개를 들면 진다"며 "(선거 후) 한 2, 3일은 저도 상태가 별로 그렇게 좋지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기자와 참모진이 웃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주식시장 상황을 평가하며 "아직도 저평가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내가 오늘 하는 말을 매매 결정의 참고 자료로는 쓰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해 기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영업이익 일부를 성과급으로 요구한 삼성전자 노조를 향해선 "발랄하지 않으냐"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문화 역량을 설명하는 과정에선 "대한민국 사람들 너무 잘 차려 입고 예쁘지 않나. 길을 가면 전부 다 배우들인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이 대통령은 곧이어 "물론 나 같은 사람은 예외"라고 장난스럽게 덧붙이며 "이게 진짜 문화의 힘이다.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기자회견을 오후 1시께 마친 이 대통령은 "너무 말이 길었는데, 다음에 한 번 더 하시죠"라며 "기자회견을 자주 좀 하자. 나는 하고 싶은데 우리 사람들이 사고 날까 봐 못 하게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4분간 참석한 내외신 기자들과 악수하며 장내를 빠져나갔습니다.
 
여야 지도부가 8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놓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격의 없는 소통…야 "자화자찬" 비판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한 행보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취재진과 약 1.5m 안팎의 간격을 두고 마주 앉아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참모진도 팔짱을 끼고 미소를 짓는 등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로 회견장에 함께했습니다. 이 밖에 내외신뿐만 아니라 대학 언론 출신 대학생 2명에게도 폭넓게 질문의 기회를 주기도 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여야 반응은 극명히 갈렸습니다. 민주당은 정부의 탁월한 국정 수행 능력을 보여줬다고 극찬했습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1년 동안 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국정의 구석구석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확신을 더 갖게 했다"면서 "1년간 중동 전쟁 발발 등 여러 대외적 어려움에도 이 위기를 잘 헤쳐 나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 1년은 여러 위기 속 대한민국이 회복하고 성장으로 전환하는 1년이었다"며 "그 평가가 잘 드러나고 잘 보여준 회견이었다고 총평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은 '자화자찬'이라며 이재명정부의 1년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유니버스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면서 "이재명의 세상에는 국민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부동산 지옥으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대한 일말의 미안함을 찾아볼 수 없다. 대폭등이 아니라 정상화라고 억지를 부렸다"며 "서울 집값 잘 막았다며 보유세 인상을 들먹였다. 국민들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언급하며 "참정권을 빼앗기고 분노하는 국민에게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었다"고 일갈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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