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반도체 기판 활황에 올해 대규모 ‘설비투자’
삼성전기 “올해 CAPEX 2배 이상”
LG이노텍, 반도체 기판 투자 확대
부품 ‘슈퍼사이클’…“공급 부족해”
2026-06-11 15:54:30 2026-06-11 16:03:01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으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반도체 기판 초호황기(슈퍼사이클)을 맞은 삼성전기(009150)LG이노텍(011070)이 올해 공격적인 설비투자(CAPEX) 확대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수요 급증으로 생산라인 ‘풀가동’에 진입한 두 회사는, 높아진 현금창출력을 토대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11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올해 CAPEX 규모는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실적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도 과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유형자산 취득에 1조1921억원을 투자한 만큼, 올해 2~3조원가량의 투자가 예상됩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역시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생산성을 개선하고 수율을 높여서 대응하고 있지만,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캐파보다 고객의 요구량이 50% 이상 더 많다”면서 “일부 보완 투자도 하고, 일부 공장도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 투자 확대와 자율주행 고도화 등으로 MLCC,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의 주문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능력(캐파) 확대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도 공급난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에 2~3년 단위의 장기공급계약(LTA) 체결 수요도 높아지고 있어 빠르게 캐파를 늘리는 모습입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전장용 제품에 더불어 피지컬 AI 시장 확대까지 이어지면서 제품 공급이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 생산라인 증설에 들어가도 안정적인 공장 가동까지 시간이 필요해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 (사진=LG이노텍)
 
설비투자 규모를 축소하던 LG이노텍 역시 올해 1조원대의 설비투자 규모 증가가 점쳐집니다. 당초 LG이노텍은 순현금흐름 개선과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투자 효율화 전략을 추진 중이었습니다. 이에 LG이노텍의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 2023년 1조8000억원에서 2024년 7200억원, 지난해 6800억원으로 줄었으며, 같은 기간 부채비율 역시 138%에서 113%, 107%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RF-SiP), FC-BGA 등 기판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해 설비투자는 지난해 대비 확대 기조에 들어설 전망입니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패키지솔루션 사업이 사실상 생산라인 풀가동에 진입한 만큼, 투자를 확대해 신성장동력을 키워간다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LG이노텍은 2027년 5월까지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에 반도체 기판 공장 증설에 돌입합니다. 축구장 45개 크기에 해당하는 9만8000평(약 33만㎡) 규모로, 1조원 이상의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3월 경북 구미시와 패키지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6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양사 모두 사업 호조로 현금창출력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자체 자금 조달로 설비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올해 2분기 각각 3812억원, 14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9%, 1167% 증가한 수치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확대가 예상돼 내부에서 대규모 투자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크게 차입 비중을 늘리진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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