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절되지 않는 AI 가짜 의사…약사에 애먼 피해 우려
긴급대응단 출범한 식약처…약사회 "지속적으로 단속 강화해야"
2026-06-11 16:27:52 2026-06-11 16:27:52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성형외과 원장님이 알려주는 10년 어려지는 비법'이라는 영상 제목 밑에 흰색 가운을 입은 중년 남성이 등장해 "한 달만에 아예 확실한 변화를 원하시는 분들만 섭취하시길 권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영상 내내 '원장'의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광고 제품 사진 등 각종 이미지가 교차 편집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공지능(AI)로 생성한 가짜 의사를 등장시켜 일반 식품을 신체나이 감소 및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불법 광고·판매한 유통업체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미지=식약처)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 영상에 등장하는 원장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입니다. 식약처는 유통업체 A사와 사업 본부 대표 B씨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고 지난 10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비타민C, 효모식품 등으로 제조한 기타가공품에 '신체나이 감소', '역노화' 등 과대 광고 표현을 사용한 겁니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간 해당 제품 판매량은 약 65만개, 총 매출은 8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같이 AI로 의사나 약사 등 이미지를 만들어 허위 광고를 하는 영상은 유튜브 등에 만연합니다.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자, 식약처는 지난 3월24일 식품부당행위 긴급대응단을 출범했습니다.
 
아울러 지난달 26일에는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다루는 식품표시광고법과 의약품·의약외품을 관할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공포되기까지 했습니다. 개정 법률들은 금지 광고 목록에 '인공지능시스템을 이용해 생성한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음향, 이미지 또는 영상 등을 활용한 광고로서 의사·치과의사·한의사·수의사·약사·한약사·대학교수 또는 그 밖의 관련 분야 전문가가 보증·지정·공인·추천·지도 또는 사용하는 것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의사와 약사 이미지를 AI로 만들어 허위 광고를 하는 행태가 근절되지 않아, 애꿎은 의사나 약사 등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대한약사회는 이번에 송치된 '가짜 의사' 영상 사건과 유사한 사건들이 일회성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성필 대한약사회 부국장은 "온라인에서의 약사 사칭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며 "이번에 가짜 의사 적발 사례가 있기는 했지만, 약사들도 똑같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전문가를 사칭하는 광고는 전문가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악질적인 행위인데다, 실제로 국민 건강에 심한 위해를 끼치기도 한다"라며 "정부가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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