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0% 급락에도 기름값 아직 2천원대…왜?
국제유가 급락에도 요지부동
반영 시차·호르무즈 봉쇄 변수
2026-06-21 13:48:51 2026-06-21 14:52:42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이후 국제유가가 최근 한 달 새 30% 넘게 급락했지만,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여전히 2000원 안팎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하락분이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부과 가능성까지 남아 있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안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20일 배럴당 106.60달러에서 지난 19일 73.61달러로 한 달간 30.9% 하락했습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중 한때 배럴당 17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가 상당 부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입니다. 전쟁 발발 직전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0달러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5월 셋째 주 리터당 2011원에서 6월 셋째 주 2009원으로 사실상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중동 전쟁이 종전 수순에 들어가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되면 국내 기름값도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 하락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변동분이 정유사 공급가격에 반영되는 데 약 1주일, 이후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데 추가로 1~2주가량이 소요됩니다. 이에 따라 최근 국제유가 하락분이 최종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시점은 빨라야 7월 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한 달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국내 가격에 즉각 반영되지 않은 데에는 정부가 시행한 최고가격제 영향도 있습니다. 국제유가 급등분이 국내 판매가격에 모두 반영되지 않도록 통제해 온 만큼, 반대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더라도 하락분이 같은 폭으로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부과 여부도 국내 유가 정상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변수로 꼽힙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원유 도입량의 약 70%를 중동산에 의존한 만큼,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여건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더라도 운송비 부담이 커지면 중동산 원유의 가격 매력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둔화할 경우 국내 주유소 기름값의 추가 하락 폭도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주유소 가격도 시차를 두고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환율, 운송비 등 변수가 함께 반영되는 구조라 하락분이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전가되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되더라도 통항료 부과나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국내 기름값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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