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국내 소비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마트가 올해 1분기 전통 유통업계의 반등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본업 경쟁력에 집중한 전략의 효과가 구체적인 실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마트는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2189억원, 영업이익 1593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71억원에서 238.2% 증가하며 3.4배 수준의 개선 폭을 보였습니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됩니다.
이마트 1분기 실적 요약. (이미지= 뉴스토마토)
별도 기준 실적도 긍정적입니다. 이마트는 총매출 4조6258억원, 영업이익 133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43.1% 증가했습니다.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실적 반등의 중심에는 ‘본업 강화’가 있었습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매장 동선 재설계, 프리미엄 상품 확대, 자체 브랜드(PB) 강화 등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왔고, 그 결과 오프라인 점포 방문자 수가 증가하며 실적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마트24 간의 통합 매입 체계를 구축하면서 원가를 절감하고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간 상품 공동 소싱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고, 내부 공급망과 운영 프로세스의 효율성도 함께 높였습니다.
자회사들의 회복세 역시 실적 개선에 기여했습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멤버십 고객 증가와 프리미엄 매장 확대 효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7619억원, 영업이익은 351억원으로 7.3% 증가했습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복합쇼핑몰과 부동산 사업 확대에 힘입어 매출 1040억원, 영업이익 364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33.3%, 198.3%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편의점 부문에서도 개선 조짐이 뚜렷했습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1분기 131억원에 달했던 적자를 104억원으로 줄이며 20% 이상 적자 폭을 개선했습니다. 이는 점포 효율화와 가맹점 수익성 제고 노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입니다.
쓱닷컴과 G마켓, 온라인 부문 성장 정체의 그림자
하지만 전반적인 호실적 흐름 속에서, 온라인 커머스 부문은 여전히 이마트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마트의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은 매출이 전년 동기 4134억원에서 3568억원으로 13.7% 감소했습니다. 영업손실 역시 1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2% 확대됐습니다. 이는 고객 이탈, 가격 경쟁 심화, 물류 효율성 저하 등 복합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G마켓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1.4% 줄어든 200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적자는 121억원으로 42.4%나 증가했습니다. 두 커머스 플랫폼 모두 업계 경쟁 심화 속에서 명확한 차별화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익 구조 또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온라인 유통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마트의 온라인 부문은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는 구조적인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물류 인프라 강화, 사용자 경험 개선, 차별화된 상품 전략 등이 시급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본업의 호실적이 전체 성과로 연결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본업 중심으로 실적을 회복했지만, 온라인 부문에서 전략적 비전이 부족한 점은 향후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며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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