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경동나비엔(009450)이 제습기·환기장치·공기청정기를 하나로 통합한 '제습환기청정기'를 선보이며 공기 질 관리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습니다. 듀얼 제습 솔루션과 자동 배수, 에어모니터 기반 자동 운전까지 더해 프리미엄 공조 기술이 집약됐습니다. 국내 B2C·B2B 시장은 물론, 차후 고온다습한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 수출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경동나비엔은 16일 공식 발표회를 열고 신제품 '나비엔 제습환기청정기'를 공개했습니다. 이 제품은 듀얼 제습 솔루션을 적용해 하루 최대 28L까지 제습할 수 있는 고성능 복합기기입니다. 특히 기존 제습기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 실내 열기 배출 문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해 뜨거운 바람이 실내로 나오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오정석 경동나비엔 상품기획부문 상무는 "기존 에어컨에 쓰는 냉각 제습과 제습 로터라는 기술을 동시에 사용해서 온도 변화 없이 습도만 쾌적하게 조절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정석 경동나비엔 상품기획부문 상무가 16일 발표회에서 제습환기청정기의 듀얼제습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신대성 기자)
설치 편의성과 공간 효율성도 함께 고려했습니다. 제품은 아파트 기계실이나 베란다에 설치가 가능하며 실내 각 방에 습도 제어가 가능한 덕트(공기 통로)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현재는 방별 개별 습도 설정 기능은 지원되지 않지만, 회사 측은 "개별 습도 조절 기능을 포함한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편의성을 높인 기능도 주목됩니다. 일반 제습기처럼 물통을 수동으로 비울 필요 없이 배수구와 연결하는 자동 배수 시스템을 채택했으며, 나비엔 스마트 앱을 통해 원격 제어 및 실시간 공기질 확인이 가능합니다. 제품에는 에어모니터가 탑재돼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실내 오염물질 농도에 따라 자동으로 운전 모드를 조정합니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차별화됐습니다. 냉각 사이클을 최적화해 1등급 제습기 대비 약 34% 이상 전력 절감 효과를 보였으며, 환기 전열교환 효율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기존 환기청정기 대비 에너지 절감률은 여름철 28%, 겨울철 33% 수준입니다. 200CMH(시간당 입방미터) 기준으로 24시간 30일 가동 시 누진 2단계 구간 주택용(저압) 기준 한 달 전기요금은 약 1만3800원에 불과합니다.
제습환기청정기는 주방 공기 관리까지 고려한 점도 특징입니다. 경동나비엔의 '3D에어후드'와 연동돼, 요리 시 발생하는 매연을 감지하면 후드가 자동 작동하고, 제습환기청정기도 자동으로 운전되는 '매직플러스' 시스템을 구현했습니다.
소음도 최소화했습니다. 제품의 작동 소음은 약 40dB로, 일반 에어컨 실외기(50dB 수준)보다 낮아 기계실 설치 시 실내 거주자의 체감 소음은 거의 없습니다.
가격은 소비자 기준 295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기존 환기시스템 대비 60만~80만원가량 높은 수준이지만, 제습과 공기청정 기능이 통합된 점을 고려했습니다.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월 5만원대 구독형 모델도 별도로 운영됩니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총괄 부사장이 16일 발표회에서 제습환기청정기의 공기 순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신대성 기자)
경동나비엔은 B2C 시장뿐 아니라 공동주택 환기장치 설치 의무화에 따라 B2B 시장 공략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건설사 및 재건축 조합, 설계사무소와의 협업을 통해 신축 및 리모델링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환기장치와 유사한 크기로 설계돼 별도의 철거 없이 교체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해외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동나비엔은 고온다습한 기후로 제습 수요가 높은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연구기관 및 업체들과 협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총괄 부사장은 "복합기기를 각각 사용하는 것보다 공간과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며 "아직은 얼리어답터 중심의 초기 시장이지만, 점차 대중화를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신제품 발표회에는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참여해 '기후 변화에 따른 제습 환기의 중요성'에 대한 강연도 진행됐습니다. 유 교수는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23시간을 실내에서 보내고 있으며, 과거 조선시대 당시 마당이 중심이던 생활이 실내 위주로 이동한 만큼 공기와 습도 관리가 핵심 건축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기후 변화에 따른 제습 환기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했다.(사진=신대성 기자)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