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빨라지는 유통가 정기 인사
내수 부진, 신성장동력 발굴 난항 겪는 유통업계
신세계, 조기 인사 포문…CJ는 원 포인트 CEO 인사
롯데도 빠른 인사에 무게…선제적 위기 대응 및 극복에 방점
2025-10-20 15:24:40 2025-10-20 16:52:28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내수 부진, 신성장동력 발굴 난항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가가 최근 조기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위기를 타개하려 해 눈길을 끕니다. 통상적으로 롯데, 신세계그룹, CJ그룹 등 유통 대기업들은 연말 겨울철에 정기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이 같은 조기 인사 흐름으로의 변환은 최근 수년간 경기 침체에 따라 핵심 계층인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현상이 강해진 데다, 유통 업황의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기울게 되면서 기업들의 전반적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주요 유통 대기업들 중 가장 먼저 조기 인사의 포문을 연 곳은 신세계그룹입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달 26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10월30일 실시된 인사보다 무려 1개월 이상 앞당겨 진행된 것입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정유경 신세계 회장 남편인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를 각사 혁신을 주도해온 성과를 인정, 모두 사장으로 승진시켰습니다. 반면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던 면세점, 건설 등 8개 계열사에 대해서는, 수장을 대폭 물갈이하며 신상필벌 인사 기조를 분명히 했는데요.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위기 극복과 경쟁력 회복을 제1 목표로 세워, 어느 때보다 성과주의 기조를 강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CJ그룹도 예년보다 이르게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CJ그룹은 지난 17일 CJ제일제당 대표이사에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 CJ푸드빌 대표이사에 CJ프레시웨이 이건일 대표를 각각 내정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11월18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과 비교해 1개월가량 빠른 조치입니다. 다만 인사의 형태는 예년과 다소 다릅니다. 이번 인사는 그룹 주도의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선제적으로 실시된 것으로, 통상적으로 함께 진행돼왔던 신임 경영 리더 승진, 계열사별 조직개편은 단행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신규 경영 리더 승진 인사 중심의 정기 임원 인사 역시 후속으로 진행될 예정인데요. 업계는 이 역시 빠른 시일 내 단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CJ그룹 관계자는 "각 사업별 성장을 주도할 적임 대표를 우선적으로 배치하자는 차원에서 이 같은 인사를 단행했다"며 "다만 후속 인사와 관련해서는 사장단의 고민이 필요하다.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매년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임원 인사를 실시했던 롯데그룹도 올해에는 빠른 인사 단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실제 비상 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롯데는 올 7월 사상 최초로 1박 2일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사장단 회의)'을 개최하며 전사적으로 위기의식을 공유했는데요. 당시 신동빈 회장은 직접 미래 예측에 기반을 둔 전략 수립과 신속한 실행력 확보를 강조하며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역설했습니다. 
 
때문에 이 같은 신 회장의 의중이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는 다가오는 인사는 성과 중심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이며, 롯데가 전개하는 산업의 트렌드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사 시기 역시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내수 시장의 침체가 뚜렷하고 유통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빨라진 인사 트렌드는 주요 유통 기업들이 이 같은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극복하기 위한 의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명동 거리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거리를 지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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