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외식물가 25% 급등…실질임금 ‘제자리’
배달, 외식 대신 간편식 찾는 수요 늘어
2026-04-15 16:31:21 2026-04-16 13:10:20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6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점심 메뉴를 바꿨습니다. 즐겨 찾던 김치찌갯집 대신 도시락을 싸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찌개 한 그릇에 1만2000원이 넘으니 부담스럽다”며 “월급은 그대로인데 밥값만 오른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외식을 줄이고 지출을 아끼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실질임금과 외식물가지수. (출처=국가데이터처)
 
이 같은 체감은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음식서비스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을 기준 100으로 했을 때 2025년 124.72로 상승했습니다. 5년 새 24.7% 오른 셈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근로자 실질임금은 월평균 352만7000원에서 360만6000원으로 2.24%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외식 물가 상승 속도가 임금 상승을 크게 앞지르면서 체감 구매력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품목별로 보면 상승폭은 더 큽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15일 기준 냉면 한 그릇 가격은 1만2538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삼겹살 200g은 2만1141원을 기록했습니다. 김밥 한 줄은 3800원으로 5년 전보다 41% 올랐습니다. 떡볶이 가격도 같은 기간 33.4% 상승했습니다.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외식 메뉴의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체감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경기 수원시 한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간편식으로 점심을 먹고 있다. (사진=뉴시스)
 
외식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 행태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배달이나 외식 대신 편의점 간편식이나 구내식당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간편식사 매출은 전년 대비 기준 2023년 26.1%, 2024년 32.4% 증가했습니다. 2025년에는 증가율이 17.1%로 다소 둔화됐지만, 2026년 1분기에도 15.7% 성장하며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간편식 품목 수도 2023년 61.1개에서 2024년 70.8개, 2025년 80.4개로 꾸준히 늘었습니다.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식비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주거비나 통신비와 같은 고정지출과 달리 식비는 상황에 따라 조정이 가능한 항목으로 분류됩니다. 소득 증가가 제한된 상황에서는 외식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지출을 관리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실제 조사에서도 이러한 인식이 확인됩니다. 지난해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 재정이 악화될 경우 가장 먼저 줄이겠다고 응답한 항목은 외식비로, 67.2%를 기록했습니다. 의류비(43.1%), 식료품비(40.4%), 문화·여가비(39.6%)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외식비가 대표적인 ‘조정 가능한 지출’로 인식되고 있는 셈입니다.
 
외식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정체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선택도 변하고 있습니다. 외식을 줄이고 대체 소비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외식업을 중심으로 내수 소비 위축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외식 물가 상승이 임금 증가를 앞지르면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이 임금 증가를 웃돌면서 실질임금이 줄고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외식 등 선택적 지출을 줄이고 필수 소비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같은 소비 패턴 변화는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나타난 현상으로, 국내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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