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아우성인데…급한 불 끄기엔 '역부족'
정부 9월 '현장지원단' 운영…사용자 기준 지침 등 마련 예정
2025-08-28 18:13:03 2025-08-28 20:03:45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경기침체 공포와 미국발 관세 부담이 겹친 내우외환 속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노사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제도 연착륙을 위한 '노조법 2·3조 개정 현장지원단' 운영 계획을 발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유예기간 동안 정부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제도의 성공 여부를 가를 전망인데요. 핵심 쟁점인 '사용자 범위 판단'과 '교섭 창구 단일화' 해법에 관심이 쏠립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현장지원단 띄운 정부…9월부터 가동
 
28일 고용노동부는 오는 9월부터 '노조법 2·3조 개정 현장지원단'을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이 연착륙 할 수 있기 위함입니다. 현장지원단은  △노사 의견 수렴 △원하청 교섭 지원 △노사 불법행위 단속 등 역할을 맡습니다. 
 
먼저 고용부는 현장지원단을 통해 경영계 및 노동계와 소통 창구(TF)를 마련합니다. 법 시행과 관련해 노사의 우려 및 쟁점 등을 모아 법리적 검토를 추진한 뒤 매뉴얼·지침에 담겠다는 구상입니다. 효율적 의견 수렴을 위해 노사 단체와 협의해 소통 창구 TF 체계를 신속히 마련할 계획입니다. 
 
경영계는 경영자총협회(경총) 중심으로 주한외국상의, 중소기업중앙회, 주요 업종별 협회 및 기업 등 의견을 모읍니다. 노동계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주요 의견을 수렴하는 체계로 구상 중입니다. 상시 소통 창구도 운영해 노사에서 의견을 제출하면 즉각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법리 해석을 통해 신속하게 답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입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사가 원하고 필요한 경우 노사정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체계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장지원단은 원·하청 교섭의 예측 가능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교섭 지원도 함께 추진합니다. 지방관서별로 현장지원단를 구성하여, 권역별 원·하청 구조가 있는 주요 업종·기업들을 진단하고 우선순위를 정하여 필요한 기업에 대해서는 원·하청 교섭 컨설팅을 지원합니다. 
 
이 과정에서 업종별 교섭 모델도 발굴합니다. 사내 원하청 구조가 많은 국내 조선업에 관해선 새로운 원하청 생태계 구축을 지원합니다. 이를 위해 원청과 하청의 노사가 한 테이블에 모여 하청 노동자 보호와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노사 상생의 모범 모델을 만들고 확산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란봉투법 관련 노사 불법행위 등 모니터링 전담팀을 운영합니다. 교섭 방해 행위 및 불법 점거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신고센터를 운영한다는 방침입니다.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수사 및 조치해 경각심을 환기한다는 계획입니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법 시행 이전부터 철저히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답을 해 법 시행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여 노조법 2·3조 개정 취지가 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번 노조법 2·3조 개정을 계기로 원하청 간 대화의 장이 마련된 만큼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사 모두 힘써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현대제철 하청업체 노조원들로 구성된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하청노조)가 27일 현대제철을 상대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진=뉴시스)
 
화약고는 '사용자 범위'·'교섭 창구 단일화'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노사 간 갈등은 격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원 1890명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사흘 만에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현대제철 경영진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원청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아 파견법을 위반하고, 원청이 동일노동·동일임금 등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노조는 검찰 고발 사실을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현대제철이 노조법 개정 이후 원하청 교섭 1호 사업장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 사용자를 나오라고 한 건 노란봉투법과 관련된 게 아니다"라면서 "불법 파견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직접 고용 의제가 생긴 당사자들이 나오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업의 불안도는 높은 상황입니다. 주한외국기업연합회(KOF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기업 100개사의 한국지사 대표·노사 담당 대상 노란봉투법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 중 35.6%가 한국 내 투자 축소나 지사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손해배상 제한 조항'·'불법 파업 책임 제한 조항' 등에 관한 부정 반응이 절반 가까이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 시행의 최대 난관으로 '사용자 범위 판단'과 '교섭 창구 단일화'를 꼽습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를 "실질적·구체적으로 근로조건을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 정의했습니다. 사용자성 해석을 두고 세부 지침 마련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입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용자 지배 관련 판단 지침과 교섭 절차 관련 매뉴얼이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현행 노조법 제29조 2항은 교섭창구 단일화 적용 대상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이 경우 하청 노조가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노란봉투법의 취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교섭 창구 단일화를 고집하지 말고 입법 취지에 맞게 교섭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포괄적 산별 교섭의 형태를 취할 수 있는 모양새, 하청 노조가 연합해서 공동 교섭(대각선 교섭)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침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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