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지역' 앞세운 '선심성' 사업 수두룩
'2026년 예산안' 의결…7개 주요 '재정사업 지방 우대 원칙' 도입
국방비 8.2% 증액…'GDP 대비 5% 인상' 로드맵은 '오리무중'
2025-08-29 18:01:15 2025-08-29 18:30:53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예산안 및 25~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정부가 재정 혁신 방향의 일환으로 '재정사업 지방 우대' 원칙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아동수당을 비롯한 7개 주요 재정사업에 인구 감소, 지역 낙후도 등을 반영해 지역 균형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다만 재정사업에 지방 '우대'를 내걸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는 국방 예산도 대폭 늘렸습니다. 미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의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한·미 정상회담 이후 국방비 인상을 시사한 데 따른 조치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국방비 인상 로드맵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비수도권 167개 특별·우대·일반 구분…'차등 지원' 
 
정부는 29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6년 예산안'을 의결했습니다. 정부는 재정 제도의 혁신 방향 중 하나로 재정사업 지방 우대를 발표하며 7개 주요 재정사업에 인구 감소·지역 낙후도 등을 반영한 지방 우대 원칙을 시범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주요 재정사업은 △아동수당 △노인 일자리 △청년일자리 도약장려금 △국민내일배움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창업 사업화 지원 △중소기업 혁신바우처 지원 등입니다. 
 
먼저 비수도권 167개 시·군·구를 특별지원·우대지원·일반지원 지역 3단계로 구분합니다. 특별지원지역에는 농어촌 인구감소지역(84개) 중 균형발전 하위지역(58개)과 예타 낙후도평가 하위지역(58개)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40개 시·군이 포함됩니다. 우대지원지역은 특별지원지역(40개)에 해당하지 않는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44개 시·군입니다. 정부는 사업 특성에 따라 지역별 차등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아동수당의 경우 전국 공통으로 아동 1인당 월 10만원이었던 현행 기준을 특별지원지역 12만원, 우대지원지역 11만원, 일반지원지역 10만5000원으로 상향합니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수당을 받을 경우에는 특별지원·우대지원 지역에 1만원씩 추가 지급합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올해 기준 70.4%인 비수도권 배분 비중을 내년도 일자리 확대분 5만4000개의 약 90%인 4만7000개를 비수도권에 배분합니다. 또 내년부터 비수도권 중소기업 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2년간 지급하는 청년일자리 도약장려금(2유형)은 특별지원지역 720만원, 우대지원지역 600만원, 일반지원지역 480만원으로 차등 지급합니다. 
 
지역사랑상품권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차등을 둡니다. 지역별 여건을 고려한 국비 보조율을 상향해 수도권은 2%(일반)에서 3%, 비수도권은 2%(일반)에서 5%, 인구감소지역은 5%에서 7%로 조정됩니다. 이에 따라 현행 일반지역에서는 7%, 인구감소지역에선 10% 할인율이지만, 내년부터는 인구감소지역 12%, 비수도권 10%, 수도권 8% 할인율이 적용됩니다. 
 
창업기업 자부담률은 현행 30%에서 특별지원지역 10%, 우대지원지역 20%, 일반지원지역 25%로 낮아지되 차등을 둡니다. 중소기업 혁신바우처의 경우 현행 자부담률 매출액별 15~55%를 특별지원지역 5~40%, 우대지원지역 5~45%, 일반지원지역 10~50%로 구분합니다. 훈련장려금·특별훈련수당을 지원받는 국민내일배움카드는 현행 31만6000원 지급하지만, 내년부터는 인구감소지역 50만원, 비수도권 40만원, 수도권 30만원으로 차등을 둡니다. 
 
지방의 자율성도 높입니다. 지방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편성하는 포괄 보조 규모를 올해 3조8000억원에서 내년에는 10조6000억원으로 약 3배 확대합니다. 지역 기반시설 정비, 로컬문화관광단지 조성 등 지역적 사업 74개를 이관하고 안정적 재원 마련과 자율성 제고를 위해 1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추가합니다. 
 
전문가 "정치적 지지 확보에는 도움될 것"
 
일각에서는 내년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선심성 예산'을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현금성 지원 사업들은 지역 인구 유입에 효과적이지 않다"면서도 "내년 지방선거가 예정된 만큼 해당 지역에서 정부의 정치적 지지를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교수는 "지방 우대 원칙 내용을 살펴보면 중앙정부 복지 사업을 지자체들이 따라갈 수 있게 돕는 정도일 뿐, 지자체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거나 주거 기반 개선을 이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용처가 정해진 예산은 실질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역 관련 정책이 너무 복잡해서 지방정부가 큰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다"며 "용처가 정해진 예산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복잡한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조악해진 지방 제도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방비 8.2% 증액…GDP 대비 2.42%
 
정부는 내년도 국방 예산도 66조2947억원 규모로 대폭 늘렸습니다. 올해 예산 대비 5조478억원 증액했습니다. 전체 국방 예산뿐 아니라 전년 대비 증액분도 역대 최대 수준입니다. 국방 예산 증가율은 정부예산 총지출 증가율(8.1%)을 상회하는 8.2%입니다. 이번 국방 예산 증가율은 2008년(8.7%) 이후 최고치입니다. 이에 따라 국방 예산은 GDP 대비 2.42%로 늘었습니다. 늘어난 국방 예산은 초급간부 처우 개선, 전투기·AI 등 첨단 무기체계 도입 등에 투입됩니다. 
 
미국은 현재 국방비를 GDP 대비 5%까지 인상하길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직후 "국방비를 증액하겠다"고 공식화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국방비 인상 기조가 내년도 예산 편성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국방비 증액의 구체적 목표치 등은 제시되지 않아 향후 인상 폭은 쟁점 사항으로 남았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측이 요구하는 '국방비 GDP 대비 5% 인상' 로드맵을 묻는 질문에 "아직 협상 중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말씀 못 드린다는 거 양해해달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구 부총리는 "향후에도 총지출을 상회하는 (국방 예산) 지출은 미국과의 협상 결과를 보면서 늘려 나가면 큰 무리 없이 증액할 수 있다"며 "국방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투자를 확대하고, 국방 R&D 기술을 민간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경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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