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추석 연휴 D-10 ‘너무 올라서’ 걱정 세포 발동
개미 우려 ‘경험칙’…최근 5년 추석 전후 주가 약세
외국인, 추석 때마다 팔았다…신고가, 하락 우려 키워
2025-09-24 06:00:00 2025-09-24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추석 명절을 열흘가량 앞두고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긴 명절 연휴 사이 금융시장에 악재가 발발할 경우 연일 신고가를 기록 중인 주식시장에 미칠 타격도 클 것이란 우려 때문입니다. 여기엔 경험이 깔려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약세를 보인 적이 많았고, 외국인과 기관들도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를수록 떨어질 걱정도 커져
 
내달 3일 시작하는 추석 연휴는 7일간 이어집니다. 그 사이 주식시장은 5영업일 동안 열리지 않습니다. 10월10일 하루 연차를 사용한다면 연휴는 사흘 더 늘어나 열흘이 됩니다. 근래 들어 가장 긴 연휴입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라도 긴 연휴를 반기겠지만 투자자로선 조금 다릅니다. 쉬는 날짜가 길어지는 만큼 불안감이 커집니다. 그 사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전 세계 어느 구석에서 우리 주식시장을 위협할 어떤 일이 발발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추석 연휴로 휴장한 날이 이틀에 그쳤던 2022년과는 연휴를 대하는 느낌이 사뭇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주식시장이 신고가를 기록 중이라는 사실은 이 같은 우려를 배가시키는 요인입니다. 현재 코스피는 3500선에 바싹 다가선 상태로 올해 들어 1100포인트, 9월에만 약 300포인트 급등했습니다. 이 추세라면 3500 돌파는 물론 연내 4000포인트에 도전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눈에 띄는 조정 없이 내달렸다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반작용, 하락 에너지도 응축됐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시기에 주식시장이 5일 동안 멈춘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표=뉴스토마토)
 
큰손들, 추석 연휴 전후 주식 팔아
 
투자자들의 우려는 막연한 불안감에서 비롯됐지만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의 경험이 밑바탕이 됩니다. 
 
한국거래소 KRX정보시스템 자료를 참고해 최근 5년 동안 추석 연휴 전후의 주식시장을 살핀 결과, 코스피 등락은 엇갈렸습니다. 연휴 종료 후 오른 적도 있고 내린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상승보다는 하락 에너지가 컸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도 연휴를 전후해 하락에 대비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선 2020년 추석 연휴 때는 코스피가 올랐습니다. 연휴 전 종가보다 연휴가 끝난 다음 날 1%가량 올랐습니다. 추적 기간을 길게 늘여 연휴 5영업일 전 대비 연휴 종료 후 5영업일의 지수 등락률을 비교할 경우 상승률은 3%대로 커졌습니다. 
 
그러나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발생한 특수 상황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해 초 팬데믹 발발로 인한 충격적 하락 후 꾸준히 상승해 8월까지 올랐습니다. 이후 11월까지 횡보하다 상승세에 다시 올라타 이듬해 6월까지 강세 행진을 벌였습니다. 따라서 그해 추석은 조정 기간 중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20년 연휴 전 5영업일 동안 외국인은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부턴 추석 연휴 전후 하락 기조가 크게 나타났습니다. 지수 낙폭이 두드러지게 컸던 것은 아니지만 2022년부터 차츰 지수 하단이 높아졌음을 감안하면 전체 주식시장보다 추석 연휴 전후 흐름이 약했던 셈입니다. 
 
여기엔 큰손들의 매매가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됩니다. 외국인들은 2020년을 제외할 경우 지난 5년간 추석 연휴 전후에 항상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해 번번이 반등세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연휴 전 순매수 기조 변할까
 
코스피는 연일 불을 뿜고 있으나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실타래가 꼬인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을지 알 수 없습니다. 관세 영향으로 이달 수출 실적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500억달러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미국은 비자 승인 기준마저 높여 협상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으며, 반도체와 약품 관세 협상은 아직 열리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외환시장도 불안합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사전 예방 성격으로 연내 2회 추가 인하를 예고했는데도 시장금리는 쉽게 하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로 달러 가치는 떨어져야 하는데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1400원에 다가선 상태입니다. 96선을 깼던 달러인덱스가 하락을 멈추고 97대로 반등한 데다 미국 정부의 압박이 우리 외환시장에 위험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과 기관은 9월 들어 쌍끌이 매수로 코스피를 신고가로 이끌었습니다. 외국인의 경우 1조원 이상 순매수한 날도 3영업일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로선 연휴 때마다 주식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의 매매 이력을 잊을 수 없습니다. 기관 또한 매수보다 매도 기조가 강했습니다. 올해에도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언제든 순매도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심이 깔려 있습니다. 그와 같은 시각이 개인의 코스피 순매도와 ‘곱버스(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진=김창경 기자)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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