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칩 운송은 누가?…대한항공에 쏠리는 눈
외부 반응 민감한 ‘GPU’ 특수 운송력 확보 필수
인프라 갖춘 대한항공, 일부 운송해도 수익성 ↑
2025-11-05 15:29:22 2025-11-05 15:43:2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엔비디아가 내년부터 2030년까지 삼성과 SK, 현대차, 네이버, 한국 정부 등에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이를 누가 실어 나를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반도체는 특성상 선박보다 항공 운송 비중이 높은 만큼, 업계에선 온도와 정전기 등 외부 반응에 민감한 반도체 운송 인프라를 갖춘 대한항공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대한항공 B787-9 여객기 하부 화물칸에 화물이 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우리 정부와 기업들에게 공급을 약속한 GB200 블랙웰은 1개의 중앙처리장치(CPU)와 2개의 GPU로 구성된 고사양 AI 반도체입니다. 개당 가격은 6만~7만달러(약 8600만~1억원)에 달합니다. 공급 물량에는 GB200 시리즈가 다수 차지하며, RTX6000 시리즈 등도 혼합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PU는 무게도 많이 나갑니다. 무게는 운송 전략에 중요한 변수입니다. GB200의 공식 무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31kg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블랙웰 72개와 엔비디아의 자체 CPU 36개가 결합된 ‘GB200 NVL72’이라는 컴퓨팅 유닛 무게(1360kg)를 역산한 수치입니다. 문제는 이처럼 고가이면서도 온도·습도·정전기·진동에 취약한 칩을 일반 화물처럼 운송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반도체는 외부 반응에 예민해 운송 과정에서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특수 포장은 물론, 제습과 온도 제어 설비가 필수입니다. 실제로 반도체 제조 장비나 AI 서버 장비를 운송할 때는 충격 감지기나 기울임 센서가 부착될 정도로 세심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일부 기업들은 반도체 전용 트럭이나 항공운송 전용 컨테이너까지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엔비디아의 대규모 AI 칩 운송을 맡을 항공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항공화물 강자인 페덱스, UPS뿐 아니라 민감 화물 운송 노하우를 가진 대한항공도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대한항공이 주력으로 삼는 화물기 보잉 777과 747-8은 각각 약 103톤(t), 130t까지 적재가 가능합니다. 단순 계산하면 수천 장의 GB200을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수준의 운송력입니다. 대한항공은 반도체·의약품·위험물 등 특수화물 처리 경험이 다수 있습니다. 다만, 화물주가 엔비디아인만큼 미국 항공화물 항공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이제 막 공급 계획을 공식화한 만큼 어느 항공사가 이를 실어 나를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반도체 운송 경험, 보안 및 보험 체계, 온도·정전기 관리 시설을 모두 갖춘 대한항공이 네트워크와 영업력을 바탕으로 기회를 노릴 가능성이 있고, 특히 일부 물량이라도 확보한다면 화물 사업에는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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