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300억 손실 신한투자증권, 대규모 ETF LP사업 재시동?
1조 운용한도 결정…"성급한 사업 시작"우려
S&T 총괄책임자 '공석', 성과급 환수로 내부 '혼란'
2025-11-20 16:19:39 2025-11-20 16:52:32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지난해 1300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사고를 낸 신한투자증권이 이 사업에 1조원 이상의 운용한도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부통제 부실을 드러내며 전례 없는 손실 사고를 낸 신한투자증권이 1년 만에 대규모의 운용한도를 배정해, 사업을 재개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조만간 열리는 이사회에서 1조원 규모의 LP 비즈니스 운용한도(북·Book) 설정에 관한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운용한도 증액은 내부적으로 승인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300억원 손실 사고 이후 대형사에서 유동성공급자(LP) 업무 담당자 2명을 영입했으나 사실상 상장지수펀드(ETF) LP 업무를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신한투자증권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1조원 규모의 운용한도에 대해 결정을 끝냈고, 이사회 승인 절차만 남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금투업계에서는 1300억 규모의 ETF LP 운용 손실 사고를 일으킨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관련 업무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전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문 한도 및 결산(교차) 체크, 내부통제 등이 제대로 작동하겠냐는 의심입니다.  
 
새로운 담당자들이 사업을 신규로 꾸리는 상황에서 증액 수준이 통상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도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ETF LP 업무를 처음 시작할 때 보통 2000억~3000억원대 운용한도로 시작한 뒤, 수익성 및 리스크 관리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증액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증권사의 내부 운용한도는 정해져 있고, 여러 부서에서 북 한도 증액을 위해 경쟁하는 체제이기 때문입니다. 
 
시점도 문제입니다. 최근 해당 부서가 소속된 세일즈앤트레이딩(S&T)그룹의 안석철 부사장이 퇴사하면서 책임자가 공석인 상황입니다. 지난해 1300억원 손실 사고로 당시 국제영업본부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환수가 시작되면서 내부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여의도에 위치한 신한투자증권. (사진=신한투자증권)
업계 관계자는 "한 번에 1조원 이상의 북을 배정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라면서 "사고가 난 게 불과 1년 전인데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사업을 조급하게 추진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무리한 사업 재개가 금융지주 내 입지 및 실적과 연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KB금융(105560)의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3분기 기준)는 37.3%인데 반해 신한지주(055550)는 29.4%에 불과합니다. 2020년만 해도 신한(41.7%)이 KB(35.5%)를 앞섰으나 최근 5년 새 역전되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 기여도는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서도 신한라이프(36%), 신한카드(26%)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올해 실적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손실 사고 이후 기업투자금융(CIB) 그룹을 신설,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인 정근수 부사장에게 맡겼으나, 3분기까지 60억원의 손실(누적)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ETF LP부서가 편제된 S&T 그룹은 1146억원의 당기순익을 냈습니다. 정근수 부사장은 이른바 '집사 게이트'에 연루되어 수사를 받기도 한 인물입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