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백화점의 오프라인 유통 생존법 제시
2025-11-21 06:00:00 2025-11-21 06:00:00
"일단 즐길 거리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계층의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는데요. 이들의 체류 시간과 비례해 소비도 함께 늘고 있어 고무적이죠."
 
수년간 부진의 늪에 빠졌던 백화점업계가 근래 고객 증가와 함께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은 유통업계에 있어 최상위에 있는 채널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백화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명품부터 식료품까지 다양하고 수많은 상품들이 높은 신뢰도를 토대로 판매되다 보니, 경제력을 갖춘 소비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한 탓이다. 이에 백화점업계는 호황기, 불황기를 가리지 않고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백화점은 좀처럼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근 수년간 유통산업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기울었고, 같은 오프라인 업태 중에서도 특유의 소비 접근성을 무기로 내세운 편의점에게마저 주도권을 내주는 등 백화점업계는 좀처럼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며 명품의 가치가 나날이 높아지고, 이를 주력으로 다루는 백화점의 경쟁력은 다시금 높아지는 추세다. 다만 최근 백화점의 회복세를 이것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백화점업계가 고객을 모으는 랜드마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며 전면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점이, 회복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기업들은 너저분한 매대 공간을 최대한 삭제하고 전면, 혹은 부분 리뉴얼을 통해 집객 효과 높이기에 골몰하는 추세다.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텔링, 체험, 인증 등이 어우러진 도서관, 휴게 공간, 팝업 공간 등을 적극적으로 조성해 다양한 수요층을 일단 최대한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말을 맞이해 롯데의 '스위트 홀리데이(Sweet Holiday)', 신세계의 '뮤지컬 원더랜드(Musical Wonderland)', 현대의 '해리의 크리스마스 공방(ATELIER DE NOËL)' 등 업계가 크리스마스 콘텐츠 전용 공간을 속속 마련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고객들은 이들 공간을 즐기기 위해 예약을 하거나 대기하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만큼 이 같은 체험 공간은 백화점업계에게 있어 주력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해도 무방하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을 업태별로 살펴보면, 대형마트(-11.7%), 기업형 슈퍼마켓(-0.2%), 편의점(0.9%) 등 대체로 마이너스 변동률이나 소폭 상승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백화점만큼은 4.8%로 괄목할 만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명품 선호 현상, 집객 효과 증대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데 따른 의미 있는 결과다.
 
백화점업계가 이 같은 시도에 속속 나서면서 세간의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일단 체험 공간을 늘리면 그만큼의 수익 공간은 포기해야 하고, 이 같은 트렌드 역시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점도 문제였다.
 
하지만 이제 백화점업계의 이 같은 체험 공간은 이제 없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적인 안착에 성공했다. 업계가 수익 확보와 고객 체류 공간 조성 사이에서의 밸런스를 찾는 데 성공한 셈이다. 백화점업계의 이 같은 과감한 발상과 시도가 반등을 이끌어낸 것처럼, 현재 전반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다른 오프라인 유통 업태들도 고객 집객에 초점을 둔 혁신적인 생존법 마련으로 답을 찾아보길 바라본다.
 
김충범 산업2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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